이번 주 독일, 중국, 튀르키예에서 나온 건축 소식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그래도 공통된 질문 하나로 묶인다. 새로 짓기에 앞서 이미 있는 건물과 주변 환경에서 무엇을 더 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세 나라의 소식을 차례로 정리하고, 한국 집에 적용할 만한 점을 짚어 본다.
독일: 고층 건물을 허물지 않고 다시 연다
독일 건축 전문지 db deutsche bauzeitung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의 독일건축박물관이 기존 고층 건물에 어떤 잠재력이 숨어 있는지 보여 주는 전시를 열었다. 전시 제목은 «Aufmachen! Rethinking High-Rises»이고, 설계·컨설팅 회사 Arup과 함께 기획했다. 핵심은 용도 전환이다. 낡은 고층 건물을 철거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다른 쓰임을 담을 수 있는 자원으로 다시 보자는 것이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바꾸는 큰 이야기지만, 생각 자체는 집 리모델링과 다르지 않다. 구조는 남기고 쓰임을 바꾸면 철거와 신축에 들어갈 비용과 자원을 줄일 수 있다.
중국: 건물이 공기에서 물을 모은다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강이나 저수지, 비로는 더 이상 물을 안정적으로 얻기 어려운 지역에서 대기를 새로운 수원으로 보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안개, 공기 중 습도, 응결수는 물을 모으는 서로 다른 경로가 된다. 기사는 건물이 공기 중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맡게 되면 외벽 같은 표면과 구조, 열린 공간이 모두 물 공급 체계의 일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건물을 물을 쓰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물을 모으는 장치로도 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외피와 마당이 장식이 아니라 기능을 맡는 셈이다.
튀르키예: 생산과 디지털 전환을 담는 공간
튀르키예 건축 매체 Arkitera에 따르면 'SATSO 생산·디지털 전환 센터' 현상설계 공모에서 Zekeriya Doğan, Medine Gümüş, Ömer İslam Öztürk가 함께 낸 안이 동등 가작을 받았다. 생산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를 하나의 건축 프로그램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공모전으로 이어진 사례다.
세 나라를 겹쳐 보면
독일은 이미 있는 건물을, 중국 매체는 공기라는 환경을, 튀르키예 공모전은 변하는 산업을 건축으로 풀어낸다. 접근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그래도 건물에 새 역할을 맡겨 쓸모를 넓힌다는 방향은 같다. 크게 짓기보다 있는 것을 다르게 쓰는 쪽으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철거부터 하지 말고 바닥, 문틀, 붙박이장처럼 그대로 살릴 수 있는 것부터 점검하면 공사 범위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 방의 이름보다 실제 쓰임을 기준으로 다시 나눈다. 쓰지 않는 작은 방은 서재, 드레스룸, 작업실로 바꿀 수 있다.
- 공기 중 수분은 자원이 되기도 하지만 집 안에서는 결로와 곰팡이의 원인이 된다. 북향 벽과 창가는 환기와 제습을 꾸준히 챙긴다.
- 베란다와 창가 같은 경계 공간에도 역할을 준다. 화분이나 빨래 건조, 수납처럼 쓰임을 정해 두면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 재택근무가 잦다면 콘센트 위치, 조명, 책상 깊이를 먼저 정해 디지털 작업 공간을 따로 마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