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매체에는 나라도 규모도 다른 소식 세 건이 실렸다. 그런데 나란히 놓고 보면 흐름이 하나로 모인다. 오래됐거나 이미 검증된 것을 버리지 않고, 지금 생활에 맞는 기능과 체계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미국: 100년 된 주방에 수납을 더하다

Apartment Therapy에 따르면 주방 리노베이션은 집마다 들이는 품이 크게 다르다. 수납장에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손잡이 같은 하드웨어만 바꿔 며칠 만에 끝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몇 달의 시간과 더 많은 비용, 상당한 인내가 드는 경우도 있다. Sylvia Bermudez와 남편 Tim Murray의 지은 지 100년 된 주방은 뒤쪽이었다. 손볼 곳이 많았던 이 오래된 주방에 이케아 수납을 들여 그동안 모자랐던 기능을 채웠다는 사례다.

눈여겨볼 점은 낡은 공간을 통째로 갈아엎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성 수납으로 쓰임새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프랑스: 복원한 성을 숙소로 열다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건축가 Diego Delgado Elias가 프로방스 지방 보클뤼즈의 비장(Visan) 마을 한가운데 있는 성을 복원했다. 지금은 누구나 예약해 머물 수 있는 숙소로 쓰이며, 팝스타 Sabrina Carpenter가 묵어 가기도 했다. 역사적인 건물을 박물관처럼 보존만 하지 않고, 실제로 사람이 지내는 공간으로 되살렸다는 점이 이 사례의 핵심이다.

이탈리아: 독립 디자이너의 실험이 카탈로그로

INTERNI Magazine에 따르면 브레시아에 기반을 둔 오랜 조명 기업 플로스(Flos)가 디자이너 Michael Anastassiades의 조명 제품 포트폴리오를 폭넓게 자사 카탈로그에 넣기로 했다. 두 쪽은 이미 10년 넘게 함께 프로젝트를 해 왔다. 독립 디자이너가 쌓아 온 실험적인 작업이 큰 기업의 체계 안으로 들어가 더 오래, 더 넓게 쓰일 길이 열린 셈이다.

세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

규모는 한 가정의 주방, 숙박용 성, 기업의 제품군으로 제각각이다. 미국 사례는 실용성과 접근성을, 프랑스 사례는 역사적 공간의 재생을, 이탈리아 사례는 디자인 자산을 이어 가는 일을 보여 준다. 그래도 세 곳 모두 이미 있는 가치를 존중하면서 오늘의 쓰임에 맞게 다듬었다는 점은 같다. 새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잘 남기고 잘 잇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공사 범위부터 나눠 보기: 도장과 손잡이 교체로 충분한지, 구조와 설비까지 손대야 하는지 먼저 따져 보면 기간과 예산을 현실적으로 잡을 수 있다.
  • 기성 모듈 수납 활용: 구축 아파트 주방은 기존 상부장과 하부장을 살리고, 규격화된 모듈 수납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수납력이 크게 좋아진다.
  • 남길 요소 정하기: 상태가 좋은 원목 문틀이나 오래된 타일처럼 집의 이력이 담긴 부분은 일부 남겨 두면 새 마감과 대비되며 개성이 생긴다.
  • 조명은 오래 쓸 디자인으로: 유행을 타지 않는 단순한 형태의 조명을 고르면 다음 리모델링 때도 그대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