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인테리어·건축 매체들이 전한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된 질문 하나가 보인다. 새것을 들이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 시간이 쌓인 것을 어떻게 다시 읽어 낼지다. 파리의 광택 마감, 미국 주방 상판에 대한 선택 변화, 멕시코의 통합 디자인 논의, 오슬로 정부청사 재건까지 네 갈래 흐름을 정리했다.

파리: 다시 꺼내 든 래커 마감

영국 인테리어 매체 Livingetc에 따르면, 파리에서 주목받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한동안 '레트로'로 여겨지던 래커 마감을 다시 쓰고 있다. 매체가 전한 설명의 요지는 래커 칠을 한 면은 빛의 방향과 보는 각도가 바뀔 때마다 인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공간도 시간대마다 다른 얼굴을 보이고, 집에 오래 가는 생기와 개성을 더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쿼츠 상판을 건너뛰는 사람들

미국 생활 매체 Apartment Therapy에 따르면, 새로 나온 데이터에서 미국인들이 주방 조리대 소재로 쿼츠를 덜 고르는 흐름이 나타났다. 매체는 그 자리를 무엇이 채우는지도 다뤘지만, 이번에 확인한 자료에는 구체적인 대체 소재와 수치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오래 '무난한 정답'으로 통하던 상판 소재에 대한 선호가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는 읽을 만하다.

멕시코: 브랜딩과 건축의 경계 허물기

AD 멕시코·라틴아메리카판에 따르면, Daltile이 마련한 'Salón de la Excelencia 2026'에서 MYTGLVDK의 통합 디자인 방법론이 소개됐다. 핵심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일과 공간을 짓는 일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설계 과정으로 묶는 것이다. 정체성과 공간이 같은 언어로 말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오슬로: 상처를 지우지 않는 건축

캐나다 디자인 매체 Azure Magazine에 따르면, 노르웨이 오슬로의 새 정부청사 구역은 2011년 테러 공격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 보존된 역사적 건물, 새로 지은 건물과 함께 엮는 방식으로 다시 짜였다. 설계를 맡은 Nordic Office of Architecture는 이 공공 캠퍼스의 과거를 지우지 않으면서 미래를 새로 그리는 길을 택했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네 사례는 규모와 성격이 크게 다르다. 파리는 표면 마감, 미국은 주방 자재, 멕시코는 디자인 방법론, 오슬로는 도시 건축을 다룬다. 그럼에도 모두 '정해진 공식'을 다시 따져 본다는 점은 같다. 유행이 지났다던 마감을 다시 쓰고, 표준처럼 여겨진 상판을 재검토하고, 따로 놀던 분야를 합치고, 지워야 할 것 같던 흔적을 오히려 품는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광택 도장은 작은 면적부터 시작한다. 수납장 문짝 한두 짝이나 협탁처럼 빛을 받는 자리에서 먼저 시도하고, 광택면은 바탕의 요철이 그대로 드러나므로 사포질과 퍼티 작업을 꼼꼼히 한다.
  • 칠하기 전에 시편을 벽에 붙여 두고 아침 햇빛과 저녁 조명 아래에서 각각 확인한다. 남향 거실과 북향 방은 같은 광택이라도 다르게 보인다.
  • 주방 상판은 '대세'보다 생활 습관으로 고른다. 조리 빈도, 열과 얼룩에 얼마나 민감한지, 관리에 쓸 수 있는 시간을 먼저 적어 보고 소재를 비교한다.
  • 집 전체에 기준 하나를 정한다. 손잡이, 조명, 패브릭 색을 같은 톤으로 맞추면 부분 시공만으로도 통일감이 생긴다.
  • 남길 것은 남긴다. 리모델링 때 상태가 좋은 원목 문틀이나 오래 쓴 가구 하나를 살려 두면 집이 지나온 시간이 공간의 개성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