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각국의 건축·인테리어 소식을 함께 놓고 보면 공통된 질문이 하나 보인다. 집을 새로 짓든 고쳐 쓰든, 그 집이 지나온 시간과 사는 사람의 형편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보급형 주택 계획, 체코의 작은 집 증축, 스페인 어부 주택의 리모델링을 차례로 살펴본다.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안의 보조금 주택

detikProperti에 따르면 BP BUMN의 도니 오스카리아 청장은 스마트시티 12곳에 보조금 주택을 짓는 계획을 확인했다. 다난타라(Danantara)가 추진하는 이 사업의 규모는 수십만 채로 소개됐다. 대상은 중산층 이하 계층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주택담보대출(KPR) 제도와 함께 운영된다. 개별 집의 꾸밈보다 먼저 누구나 들어가 살 수 있는 주거 기반을 넓히려는 흐름이다.

체코: 돼지우리에서 시작된 집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건축사무소 Facha architekti는 체코 프르지브람 지역의 작은 주택을 고치고 넓혔다. 이 땅에는 원래 단층짜리 돼지우리가 있었고, 나중에 그 위에 소박한 주말용 오두막이 올라갔다. 오두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늘 사는 집으로 바뀌었지만, 여러 번 손본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설계팀은 이렇게 조금씩 자라 온 과정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프로젝트 이름도 '붉은 증축부가 있는 집'이다.

스페인: 겉은 전통, 속은 붉은색

AD España에 따르면 건축가 아나 쿠에가 발렌시아 카바냘 지구의 어부 주택을 리모델링했다. 바깥은 동네의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했지만, 실내는 바닥과 천장, 벽까지 모두 붉은색으로 칠했다. 골목 풍경은 지키면서 집 안에서는 과감하게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공통점과 차이

세 사례는 규모도 방향도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국가 단위에서 주택 공급량과 대출 접근성을 다루고, 체코와 스페인은 집 한 채를 어떻게 이어 쓸지에 집중한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 전부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 기존의 맥락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체코의 집은 증축의 역사를, 스페인의 집은 전통 외관을 남겼다. 두 리모델링이 모두 붉은색을 핵심 요소로 썼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래된 구조는 살리고, 색 하나로 새로 손댄 부분을 표시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흔적을 남기는 리모델링: 구축 아파트의 문틀이나 몰딩처럼 상태가 괜찮은 요소는 철거하기 전에 살려 쓸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본다.
  • 강한 색은 한 공간에만: 진한 색을 집 전체에 쓰기 부담스럽다면 현관이나 작은 서재처럼 한 공간을 골라 벽과 천장을 같은 색으로 감싼다.
  • 면마다 톤 통일: 바닥, 벽, 천장의 색 계열을 맞추면 좁은 방도 한 덩어리처럼 정돈되어 보인다.
  • 나눠서 하는 공사: 예산이 빠듯하면 우선순위를 정해 해마다 한 곳씩 고치는 것도 방법이다.
  • 외관은 규약부터 확인: 아파트 창호나 외부 색을 바꾸기 전에는 관리규약을 확인하고, 개성은 실내에서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