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여러 나라 인테리어 매체의 소식을 보면 거창한 신소재보다 익숙한 것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 눈에 띈다. 영국의 욕실, 미국의 침실, 일본의 러그, 브라질의 건축 철학까지 네 가지 소식을 함께 읽어 본다.

영국: 샤워 공간도 디자인의 무대

영국 인테리어 매체 Livingetc에 따르면 샤워 공간을 평범한 기본형으로 마무리할 필요는 없다. 이 매체는 산뜻하고 깔끔하면서 디자인을 앞세운 샤워 아이디어 40가지를 소개했다. 집 안 한쪽에 따로 구획을 만들고 그 공간 자체를 개성 있게 꾸며 보라는 제안이다. 욕실을 기능만 갖추면 되는 곳이 아니라 연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는 시각이다.

미국: 부엌 소품이 침실로

미국 Apartment Therapy에는 토스트를 세워 두는 토스트 랙을 침실에 들였더니 꽤 쓸모가 있었다는 필자의 경험담이 실렸다. 필자는 더 일찍 해 볼 걸 그랬다고 했다. 원래 쓰던 곳을 벗어난 소품이 다른 방에서 새 역할을 찾은 사례로, 물건의 쓰임을 하나로 정해 두지 않는 태도가 엿보인다.

일본: 작업실 바닥의 우연을 러그로

일본 Casa BRUTUS에 따르면 디자이너 야마시타 다이키가 이끄는 DAFT about DRAFT가 새 러그 R-02를 선보였다. 이 러그는 아틀리에 바닥에 퍼진 물감 튄 자국에서 착안했다. 보통이라면 닦아 내야 할 작업의 흔적을 바닥 패브릭의 무늬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흥미롭다.

브라질: 자연이 곧 설계의 출발점

브라질 Casa.com.br의 인터뷰에 따르면 브라질에 정착한 지 20년 된 마르코 브라요비치는 자연의 지능을 길잡이로 삼는 건축을 주장한다. 그는 기술과 선조들의 지혜가 서로 대화해야 한다고 본다. 첨단과 전통을 맞세우지 않고 둘 다 설계의 재료로 삼자는 생각이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네 소식이 다루는 대상은 제각각이다. 영국은 공간 구획을, 미국은 소품의 새로운 쓰임을, 일본은 패턴을, 브라질은 건축 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래도 욕실 한 귀퉁이, 부엌 소품, 작업실 바닥, 자연과 전통처럼 이미 곁에 있는 것을 새롭게 읽는다는 점에서는 서로 맞닿아 있다. 무언가를 더 들이기보다 보는 눈을 바꾸는 데 무게가 실린 흐름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욕실을 고칠 때 샤워 공간을 유리 파티션 등으로 따로 나누면 좁은 아파트 욕실에서도 물 쓰는 곳과 마른 곳을 구분하기 쉽다.
  • 주방에서 잘 쓰지 않는 칸막이형 거치대는 침실이나 서재에서 책, 우편물, 태블릿을 세워 두는 정리대로 다시 쓸 수 있다.
  • 무늬가 있는 러그는 무채색 침실이나 단조로운 마루 거실에 포인트가 된다. 사기 전에 마스킹테이프로 바닥에 크기를 표시해 동선을 미리 확인하자.
  • 베란다나 창가에 화분, 원목, 돌 같은 자연 소재를 들이면 계절과 빛의 변화를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다.
  • 새 물건을 사기 전에 이미 가진 물건과 공간의 쓰임부터 다시 살펴보는 것이 셀프 인테리어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