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해외 인테리어 매체들이 다룬 집과 공간을 함께 놓고 보면 흐름 하나가 드러난다. 큰돈이 드는 전면 공사보다 가구 고르기, 층을 나누는 방식, 벽을 쓰는 법, 기본 살림처럼 작은 결정이 공간의 성격을 정한다는 것이다. 브라질, 프랑스, 홍콩, 미국의 사례를 차례로 살펴본다.

브라질: 계단 하나로 위아래 층을 잇다

브라질 매체 Casa.com.br에 따르면 상파울루 모에마 지역의 한 펜트하우스에서는 줄무늬로 마감한 계단이 두 층을 연결하는 중심 요소가 됐다. 설계를 맡은 이스튜지우 마레(Estúdio Maré)는 이 집을 현대적이면서 집주인에게 맞춘 공간으로 만들었다. 방법은 가구를 영리하게 고르고, 비용이 적게 드는 개입을 필요한 곳에만 하는 것이었다.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계단처럼 눈에 띄는 한 지점에 패턴을 주면 집 전체의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프랑스: 한 건물을 세 개의 독립된 집으로

프랑스 매체 Deco.fr에 따르면 클레망스 카스텔(Clémence Castel)과 파트너 마리 발로뉴(Marie Vallognes)는 최근 사들인 3층 건물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다. 계획은 세 개 층을 각각 독립된 아파트로 만드는 것이다. 매체는 이 집을 가족의 새로운 놀이터라고 표현했다. 한 지붕 아래에서 층별로 생활을 나누는 방식은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영역을 지키려는 요즘 주거 방식과 맞닿아 있다.

홍콩: 복도와 벽이 전시장이 되다

홍콩 SCMP에 따르면 신계에 있는 비영리 기독교 단체 세인트스티븐스 소사이어티(St Stephen's Society)의 시설은 재활 시설보다 현대미술 갤러리에 가까워 보인다. 복도마다 스케치, 캔버스, 사진이 걸려 있고, 한쪽 벽은 미술 도구로 채워져 있다. 80대인 영국인 선교사이자 설립자 재키 풀린저(Jackie Pullinger)는 입소자들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곧 열리는 전시 「285 and Counting…」에서 공개된다. 이 사례에서는 비어 있던 통로가 작품을 보여 주는 공간으로 쓰인다.

미국: 첫 집에 필요한 것부터 갖추기

미국 Architectural Digest는 2026년판 첫 집 필수품 목록을 내놓았다. 침구, 욕실, 주방용품을 아우르며, 이사하거나 살림을 바꾸거나 공간을 새로 꾸밀 때 편집팀이 먼저 찾는 물건들로 꾸렸다고 한다. 꾸미기에 앞서 매일 쓰는 기본 살림의 품질을 챙기자는 접근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강조점은 한 곳에: 복층이나 계단이 있는 집이라면 계단 옆면이나 챌판에 줄무늬처럼 단순한 패턴을 넣는 것만으로도 공간에 중심이 생긴다.
  • 공사보다 가구 배치: 철거나 확장을 하기 전에 지금 있는 가구의 위치와 크기를 다시 살펴보면 적은 비용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 영역을 나누는 설계: 부모님이나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집이라면 층이나 방 단위로 생활 공간을 나누고 각자의 동선을 정해 두면 서로 덜 부딪힌다.
  • 복도와 현관 벽 쓰기: 아파트 복도나 현관 벽에 가족의 그림이나 사진을 걸면 지나치기만 하던 공간이 작은 전시 공간이 된다.
  • 기본 살림부터: 이사 직후에는 장식보다 침구, 욕실용품, 주방용품처럼 매일 쓰는 물건을 먼저 갖추는 편이 만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