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유럽의 인테리어·건축 매체들을 보면 나라와 규모는 달라도 관심사가 하나로 모인다. 공간의 완성도는 눈에 띄는 장식보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욕실 벽 타일 한 장부터 16층 주거 건물까지, 세 가지 사례를 함께 읽어 본다.

영국: 타일 작업의 성패는 접착제와 공구에서 갈린다

영국 매체 Homebuilding & Renovating에 따르면 셀프 타일 시공에서 접착제와 공구를 잘못 고르면 작업 자체가 실패로 끝날 수 있다. 이 매체는 맞지 않는 장비를 썼을 때 생기는 위험을 짚고, 필자가 전문가 수준의 마감을 위해 실제로 쓰는 제품들을 소개했다. 결국 핵심은 타일 디자인보다 그 아래 보이지 않는 층, 즉 바탕면과 접착 재료를 제대로 고르는 데 있다는 메시지다.

프랑스: 통일감 대신 디테일에서 나오는 고급스러움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COI Studio가 맡은 한 현대식 아파트 리노베이션은 고급스러움을 공간 전체의 통일감이 아니라 세부 요소에서 찾았다. 전체 인상은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들여다볼수록 예상하지 못한 디테일과 여러 소재를 섞은 구성이 드러난다. 가구도 처음 보기보다 훨씬 공들여 디자인된 것들이라, 한눈에 다 파악되지 않고 여러 번 다르게 읽히는 집이 되었다는 평가다.

네덜란드: 목재로 올린 16층 주거 건물

독일 건축 전문지 db deutsche bauzeitung에 따르면 로테르담의 주거 건물 SAWA는 높이 50m, 16개 층 규모로, 현재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목조 주거 건물이다. 109가구가 들어선 이 건물은 엘리베이터·계단이 모인 코어와 주차층만 철근콘크리트로 짓고, 나머지는 주로 집성목과 교차적층목(CLT)으로 세웠다. 습식 공정 없이 건식으로 시공해 건물 전체를 다시 해체할 수 있게 한 점도 특징이다.

공통점과 차이

영국 사례가 시공의 기본기를, 프랑스 사례가 소재 조합의 감각을, 네덜란드 사례가 구조 재료의 전환을 다룬다는 점은 다르다. 하지만 셋 모두 재료를 이해하는 것이 곧 디자인이라는 관점을 공유한다. 보이는 마감과 보이지 않는 바탕, 그리고 나중에 고치거나 분해할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욕실·주방 타일을 직접 붙일 때는 타일 종류와 바탕면(시멘트, 기존 타일, 석고보드 등)에 맞는 접착제인지 포장 표기부터 확인한다.
  • 헤라, 수평자, 줄눈 간격재 같은 기본 공구를 미리 갖춰 두면 들뜸과 줄눈 틀어짐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 집 전체를 한 가지 톤으로 맞추기보다 패브릭, 원목, 석재처럼 질감이 다른 소재를 두세 가지 섞어 단조로움을 피한다.
  • 가구는 개수를 늘리기보다 다리 모양, 손잡이, 모서리 마감처럼 디테일이 좋은 것을 하나씩 들인다.
  • 벽 시공은 나사 고정 방식처럼 나중에 해체하기 쉬운 건식 방법을 우선 고려하면 이사나 재리모델링할 때 부담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