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각국 건축·디자인 매체에 소개된 소식을 모아 보면 하나의 흐름이 보인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나무, 돌, 흙처럼 손에 닿는 재료를 정직하게 드러내는 쪽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열대의 주택, 독일 수도원의 작은 건물, 일본 민예 전시, 멕시코 건축상 소식을 차례로 살펴본다.
열대 풍경 속, 그을린 나무의 집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Mazara Estudio Arquitectura가 설계한 개인 주택 'Yakisugi 주택'은 주변의 열대 풍경과 건물이 가깝게 호흡하도록 계획됐다. 집은 옆으로 길게 뻗은 수평 매스 위에 가벼운 박공지붕을 얹은 형태다. 재료는 천연석과 목재, 어두운 톤의 구조 부재로 가짓수를 줄였다. 집 이름에 쓰인 야키스기는 나무 표면을 그을려 마감하는 일본식 기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집은 재료 수를 줄이고 색을 낮춰 주변 녹음이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독일, 흙을 다져 지은 작은 추모 공간
db deutsche bauzeitung에 따르면 바트 발트제의 로이테 프란치스코회 수녀원 묘지에 흙다짐 공법으로 지은 작은 추모·고별 공간이 들어섰다. 매체는 이 건물이 규모는 작지만 존재감이 크다고 평가했다. 수도회 설립자의 정신에 걸맞게 '가난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흙을 층층이 눌러 쌓아 만든 벽은 따로 마감을 덧대지 않아도 고유한 결과 색을 지닌다.
일본, 민예의 손맛을 다시 보다
JDN에 따르면 오사카 일본민예관에서 「세리자와 게이스케와 호우보쿠카이 작가들」 전시가 2026년 12월 15일까지 열린다. 세리자와 게이스케(1895-1984)는 민예 운동을 이끈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와 인연이 깊은 염색 공예가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물건에 깃든 손작업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멕시코, 도시 풍경을 바꾼 건축가
Arquine에 따르면 SOMA Group 회장인 멕시코 건축가 하비에르 소르도 마달레노가 2026년 세멕스 로렌소 H. 삼브라노 공로상을 받았다. 혁신적인 프로젝트와 건축적 비전으로 멕시코의 도시 풍경을 바꾸고, 지역 공동체 발전에 힘쓴 점을 인정받았다.
공통점: 덜어 낼수록 재료가 보인다
나라와 규모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재료의 가짓수를 줄이고, 표면을 감추지 않으며, 주변 환경이나 쓰는 사람의 삶과 이어지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열대 주택은 풍경과, 독일의 흙 건물은 수도회의 정신과, 일본 민예는 일상의 손작업과 연결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재료는 두세 가지로 줄인다: 바닥, 벽, 가구에 쓰는 재료를 목재 한 가지와 돌·타일 계열 한 가지 정도로 좁히면 좁은 아파트도 정돈돼 보인다.
- 어두운 포인트 한 곳: 그을린 나무처럼 짙은 톤은 벽 전체보다 현관 수납장이나 TV 벽 하나에만 쓰면 답답하지 않으면서 깊이가 생긴다.
- 흙 질감은 칠로 구현: 흙다짐 벽을 직접 만들기 어렵다면 규조토나 황토 계열 마감재로 한쪽 벽에 질감을 더해 볼 수 있다.
- 손으로 만든 물건 하나: 직물, 도자기, 염색 천처럼 손작업이 느껴지는 소품 하나를 두면 공간에 온기가 돈다.
- 창밖 풍경을 살리는 배치: 창 앞을 비우고 낮은 가구를 두면 베란다 화분이나 바깥 나무가 실내 풍경의 일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