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두 달 앞둔 10월 말, 세계 인테리어·디자인 매체들이 함께 꺼낸 키워드는 '예술'과 '축제의 계절'이다. 호주, 이탈리아, 멕시코에서 나온 소식을 나란히 놓으면 집을 꾸미는 일의 중심이 장식품을 사는 것에서 이야기와 감성을 고르는 것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 보인다.
이탈리아: 예술이 디자인을 움직인다
이탈리아 INTERNI Magazine에 따르면 이 잡지의 11월호는 '아트풀 디자인(Artful design)'을 주제로 내걸었다. 예술이 가진 생성의 힘, 서로 다른 분야가 섞이면서 생기는 자극, 프로젝트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다룬다는 설명이다. 이번 호는 별책 부록 'Annual Contract 2026'과 함께 가판대에 나왔다. 디자인을 기능만으로 따지지 않고 예술과 주고받는 관계 안에서 읽겠다는 편집 방향으로 볼 수 있다.
호주: 작가의 손으로 그린 연말
호주 Homes To Love에 따르면 멜버른에서 활동하는 작가 타이 스네이스(Tai Snaith)가 MECCA의 2026년 연말 시즌 아트워크를 맡았다. 매체는 이 작업을 작가가 자신의 '야생적인 면'을 마음껏 드러낸 활기찬 의뢰작으로 소개했고, 작가가 NGV 트리엔날레에서 차지하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다뤘다. 브랜드의 시즌 디자인을 작가 한 사람의 시선에 맡긴 이 사례는, 연말 분위기가 획일적인 장식보다 개인의 감각으로 만들어지는 흐름을 엿보게 한다.
멕시코: 동화, 오두막, 그리고 전통
AD México y Latinoamérica에 따르면 2026년 크리스마스 트렌드로 집을 위한 모던한 장식 9가지가 꼽혔다. 동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부터 오두막 감성, 전통적인 장식까지 범위가 넓으며, 매체는 이 흐름이 2026년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것 하나만 좇기보다 향수와 따뜻함, 이야기가 담긴 장식이 함께 주목받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
공통점은 분명하다. 세 매체 모두 집과 공간을 감정과 이야기를 담는 무대로 본다. 차이는 접근 방식에 있다. 이탈리아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무는 담론에, 호주는 작가 한 사람의 개성에, 멕시코는 계절 장식을 고르는 구체적인 스타일에 무게를 둔다. 담론과 작가, 생활 장식이라는 세 층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벽 한 면을 작은 갤러리로: 좋아하는 작가의 판화나 포스터, 아이가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 거실이나 복도 한쪽에 모아 걸면 예술이 일상 공간으로 들어온다.
- 연말 장식은 테마 하나로: 동화풍, 오두막풍, 전통풍 가운데 하나를 정해 색과 소재를 맞추면 좁은 아파트에서도 어수선해 보이지 않는다.
- 오두막 분위기는 소재로: 원목 소품, 니트나 울 담요, 따뜻한 색온도의 간접 조명만으로도 산장 같은 아늑함을 낼 수 있다.
- 우리 전통 요소 섞기: 한지 조명, 보자기, 나무 소반처럼 집에 있는 한국적인 물건을 연말 테이블 장식에 더하면 우리 집만의 이야기가 생긴다.
- 떼기 쉬운 방식 고르기: 무타공 걸이나 마스킹 테이프처럼 벽 손상이 적은 도구를 쓰면 전월세 집에서도 계절마다 부담 없이 바꿀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