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인테리어 매체들은 새 자재나 유행 색보다 공간에 어떤 기억과 이야기가 담겼는지를 더 많이 다룬다. 이번 주 소개된 브라질, 인도, 일본, 스페인 사례도 저마다 집과 건축을 사람의 삶을 기록하는 그릇으로 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브라질: 잊힌 목소리를 공간에 다시 불러내다
AD México y Latinoamérica에 따르면 브라질 디자이너 가브리엘 호자(Gabriel Rosa)의 프로젝트 'Loft da Escritora'는 작가 카롤리나 마리아 지 제주스(Carolina Maria de Jesus)의 삶과 작품에서 출발했다. 이 인테리어는 작가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브라질 건축에서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한 목소리에게 자리를 돌려주려는 뜻을 담았다. 실내 디자인이 한 사람을 기리는 일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이 된 셈이다.
인도: 150년 된 집에 겹겹이 쌓인 시간
Architectural Digest India에 따르면 뭄바이 반드라에 있는 150년 된 이 주택은 1962년 영화감독 비말 로이(Bimal Roy)가 사들였다. 매체는 이 집의 역사가 실내만큼이나 다채롭다고 소개하며, '유령의 집'이라는 과거와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두 이야기가 한집에 함께 있다고 전했다. 오래된 집을 지우고 새로 꾸미기보다 그 시간을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일본: 건축을 배우고 즐기는 거점
Casa BRUTUS에 따르면 교토 산조에 있는 안도 다다오 설계의 〈TIME'S〉에 〈교토건축센터〉가 문을 열었다. 건축 투어와 전시, 라이브러리를 갖춘 이곳은 일본 최초의 건축 투어리즘 거점이라고 한다. 2026년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리는 '교토 모던 건축제'의 거점 역할도 맡는다. 운영은 〈まいまい〉가 맡고, 공간 디자인에는 〈MIDW〉의 핫토리 다이스케·핫토리 사오리와 〈studio arche〉의 가이 다카히로가 참여했다. 이름난 건물 자체를 건축 문화를 나누는 장소로 다시 쓰는 사례다.
스페인: 몸이 편안한 집을 묻다
AD España는 집 안에서 옷을 입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집을 어떻게 꾸미는지 다뤘다. 매체는 톰 포드부터 르코르뷔지에까지 이런 생활 방식을 따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어떤 물건이 삶의 질을 높이는지 살폈다. 결국 집이 내 몸과 생활 습관에 얼마나 잘 맞느냐를 묻는 이야기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브라질은 사회적 기억을, 인도는 가족과 집의 역사를, 일본은 도시의 건축 문화를, 스페인은 개인의 감각과 편안함을 앞세운다. 강조점은 다르지만 집을 보기 좋은 결과물이 아니라 사는 사람의 이야기와 몸을 담는 공간으로 본다는 시선은 같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추억의 물건 한 자리: 가족 사진, 물려받은 소품, 오래 쓴 가구를 위한 선반이나 벽 한 면을 따로 정해 두면 집에 이야기가 생긴다.
- 헌 것과 새 것 섞기: 리모델링할 때 기존 문짝이나 원목 가구처럼 쓸 만한 것은 살려 새 마감재와 함께 쓰면 집의 시간이 이어진다.
- 피부에 닿는 소재 점검: 오래 머무는 거실과 침실은 촉감이 좋은 패브릭, 맨발로 걸어도 편한 바닥재, 적당한 실내 온도부터 챙긴다.
- 가림과 개방의 균형: 아파트는 이웃 시선이 가까우므로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겹으로 달아 사생활을 지키면서 채광도 조절한다.
- 집 밖에서 감각 기르기: 동네 근대 건축이나 건축 전시를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재료와 비례를 기록해 두면 셀프 인테리어 안목이 넓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