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여러 나라 건축계에서 나온 소식 세 건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된 질문 하나가 보인다. 좋은 공간은 화려함보다 적정함과 돌봄, 사람 사이의 연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유럽의 비엔날레와 한 설계사무소가 펴낸 책, 호주 건축계 최고상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 질문을 다뤘다.

스페인 바스크: 적절하고 아름답고 감당할 수 있는 건축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국제 건축 비엔날레 Mugak/가 여섯 번째 행사 공식 프로그램에 넣을 문화 프로젝트를 공모하는 'OPEN Mugak/ 2027'을 시작했다. 총예산은 15만 유로이고, 전 세계 누구나 2026년 11월 25일까지 응모할 수 있다. 행사는 2027년 10월부터 2028년 2월까지 열린다.

주제는 "Appropriate, Aesthetic, Affordable", 우리말로 적절함·심미성·감당 가능함이다. 비엔날레는 이 주제로 윤리와 미학, 경제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아름다움을 비용, 쓰임새와 떼어 놓지 않고 함께 따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설계사무소 hcma: 공간의 사회적 역할을 설계한다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hcma는 책 『Include Enable Connect(포용·지원·연결)』를 펴냈다. 디자인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이 회사가 다듬어 온 프레임워크를 담은 책이다. 여러 해 쌓은 프로젝트 경험과 리더십·실무진의 고민, 협력자·지역사회와 나눈 대화,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책은 건축가와 프로젝트팀, 건물 운영자에게 의도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단계적 방법을 제시한다. 핵심은 디자인을 사람들이 서로 이어지고 웰빙이 높아지며 시민의 일상이 오래 지속되도록 돕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호주: 한 지역에서 30년, 돌봄의 건축에 최고상

ArchitectureAU에 따르면 호주건축가협회는 2027 골드 메달을 노던준주 앨리스스프링스(음판트웨)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온 건축가에게 주었다. 이 건축가는 혼자 사무소를 이끌어 왔다. 협회는 그가 보여 준 돌봄과 상상력, 기술적 역량을 수상 이유로 들었다.

세 소식의 공통점과 차이

바스크 비엔날레는 경제성과 미학의 균형을, hcma는 공간이 지닌 사회적 역할을, 호주의 수상은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며 쌓은 섬세함을 강조한다. 다루는 규모와 방식은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공간을 평가할 때 보기 좋은지만 묻지 말고, 그 공간을 쓰는 사람에게 맞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관계를 이어 주는지도 함께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예산부터 정하고 시작하기: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정한 뒤 매일 쓰는 곳인 주방 작업대, 조명, 수납에 우선 쓰고 장식은 나중에 더한다.
  • 가족이 모이는 자리 만들기: 거실이나 식탁 주변을 TV 중심이 아닌 마주 앉는 배치로 바꿔 대화하고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 쓰는 사람에 맞추기: 아이, 어르신, 재택근무자 등 실제 생활 패턴을 적어 보고 손잡이 높이, 동선, 조명 밝기를 거기에 맞춘다.
  • 있는 것을 고쳐 쓰기: 멀쩡한 붙박이장이나 문짝은 철거하지 말고 도장, 필름, 손잡이 교체로 새로 꾸미면 비용과 폐기물을 함께 줄일 수 있다.
  • 우리 지역 기후 고려하기: 여름 습기와 겨울 결로처럼 한국 아파트에서 흔히 생기는 문제를 먼저 점검하고, 환기와 단열을 마감재보다 앞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