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국 건축·디자인 매체에 실린 소식을 보면 공통된 흐름이 하나 있다. 새로 짓고 새것으로 채우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쓰고, 자연에서 온 재료나 구하기 쉬운 재료로 사람이 직접 만드는 방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 이탈리아, 영국 런던의 사례를 묶어 살펴본다.

태국: 오래된 건물에 새 쓰임을 입히다

태국 디자인 매체 art4d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Hypothesis가 디자인한 'The Lake Club'은 낡은 건물을 고쳐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되살린 프로젝트다. 매체는 이 공간이 건물이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쓰임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 새로운 가능성과 이야기를 만든다고 소개했다. 기존 건물을 허물지 않고 흔적을 남긴 채 기능을 바꾸는 방식이 핵심이다.

이탈리아: 자연 재료를 연구하는 설계 스튜디오

스페인 건축 매체 METALOCUS에 따르면, ARPOSTUDIO는 2010년에 문을 연 건축·엔지니어링 스튜디오로 이탈리아 베르가모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건축 설계와 구조 공학, 그리고 '자연 건축'을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함께 다룬다. 공공과 민간 의뢰를 가리지 않고 규모와 유형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목재 같은 자연 재료를 활용한 건축 방식을 연구·개발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한다. 디자인과 기술을 설계 초기부터 끝까지 함께 가져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영국 런던: 누구나 지을 수 있는 놀이 공간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런던 어린이들에게 질 좋은 놀이 경험을 주기 위한 학생·신진 디자이너 대상 공모전 'Adventure Play'가 열린다. 조건은 무료이거나 값싼 재료를 쓰고, 자원봉사자가 지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문별 수상작은 실제 모험 놀이터에 지어지며, 수상자는 원하면 의견 수렴과 시공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별도의 '만드는 법' 세션도 열린다.

세 사례에서 읽히는 공통점과 차이

태국 사례는 '건물'을, 이탈리아 사례는 '재료'를, 런던 공모전은 '만드는 사람'을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그러나 셋 모두 비싼 신축이나 완제품보다 기존 자원과 단순한 재료, 사람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본다. 오래 쓰고 고쳐 쓰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나라를 넘어 퍼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다 뜯기 전에 살릴 것부터 고르기: 리모델링 전에 상태가 괜찮은 문틀, 붙박이장, 마루 등을 먼저 점검하고 남길 수 있는 것은 보수해 쓴다.
  • 시간의 흔적을 포인트로: 오래된 벽면이나 기둥 일부를 노출해 질감을 살리면 새 마감재 없이도 공간에 개성을 줄 수 있다.
  • 원목 등 자연 재료를 손 닿는 곳에: 식탁, 선반, 창가 벤치처럼 자주 만지는 가구에 나무를 쓰면 작은 변화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 단순한 구조로 직접 만들기: 아이 놀이 공간이나 베란다 수납은 복잡한 설계보다 누구나 조립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로 구상하면 비용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
  • 가족이 함께 만드는 과정: 아이 방이나 공용 공간은 가족 의견을 먼저 모으고 함께 만들면 애착이 생기고 오래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