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디자인 매체에 실린 사례를 나란히 놓으면 공통된 흐름이 보인다. 땅이 부족하면 위로 쌓고, 규모가 작으면 그 작은 규모를 개성으로 삼고, 자연은 그대로 들이는 대신 기억과 상상으로 다시 풀어낸다. 미국 뉴욕, 멕시코 멕시코시티, 태국의 세 사례를 묶어 읽어 본다.
뉴욕: 넓게 펼치던 시설을 한 건물에 압축
ArchDaily 브라질판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Gluck+가 맡은 Sunnyside Studios는 녹음·촬영 스튜디오라는 건축 유형을 새로 고민한 프로젝트다. 이런 스튜디오 단지는 보통 넓은 부지에 방음 건물을 하나씩 따로 세우고, 건물 사이를 내부 도로와 골프 카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지어져 왔다. 하지만 뉴욕에는 그렇게 옆으로 넓힐 땅이 없다. 그래서 스튜디오와 제작 지원 공간, 하역장, 주차장, 식음 공간 등 단지에 필요한 기능을 한데 압축하는 것이 설계의 핵심 개념이 됐다.
규모는 다르지만 이 발상은 집에도 그대로 통한다. 면적을 늘릴 수 없다면 기능을 높이 방향으로 겹치고 동선을 짧게 묶는 것이 현실적인 답이다.
멕시코시티: 객실 10개의 부티크 호텔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Casa Cuenca는 멕시코시티 콘데사 지역에 있는 부티크 호텔로, 객실은 10개다. Taller Ivan Esqueda, Gala Sánchez-Renero Estudio, Mara Sánchez-Renero가 함께 설계했다. 객실이 10개뿐이라는 점이 이 공간의 성격을 정한다. 많은 방을 똑같이 찍어내기보다 적은 수의 방을 하나하나 공들여 다루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태국: 바다를 물고기 떼의 형상으로
태국 디자인 매체 art4d에 따르면 ITSNOTFISH는 기억과 상상을 바탕으로 자연을 새롭게 해석한 작업이다. 바다와 파도, 하늘을 물고기 떼의 모습으로 바꿔 보여 준다. 자연 소재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자연에서 받은 인상을 형태로 옮겼다는 점에서, 실내에 자연을 들이는 또 하나의 방법을 보여 준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뉴욕 사례는 땅의 한계를 기능 압축으로 풀었고, 멕시코시티 사례는 작은 규모를 공간의 정체성으로 삼았으며, 태국 사례는 자연을 이미지로 바꿨다. 접근법은 서로 다르지만 주어진 조건 안에서 공간의 밀도를 높인다는 점은 같다. 공간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넓이보다 구성, 재료의 양보다 해석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수납과 작업 공간을 바닥에 늘어놓지 말고 벽면과 높이를 활용해 위로 쌓는다. 키 큰 수납장이나 벽 선반으로 바닥 면적을 비워 두면 좁은 방도 넓어 보인다.
- 현관, 주방, 다용도실처럼 자주 오가는 공간은 동선이 짧아지도록 가까이 묶어 배치한다.
- 방이 작다면 여러 기능을 욱여넣지 말고 방마다 역할을 하나로 정한 뒤, 그 용도에 맞춰 마감재와 조명을 집중한다.
- 자연 분위기를 원한다면 화분 외에도 물결이나 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색과 패턴, 반복되는 형태를 커튼이나 쿠션, 벽 장식에 활용해 본다.
- 소리가 신경 쓰이는 홈오피스나 취미 공간은 침실과 떨어진 방에 두고, 문틈 마감과 벽면 흡음재부터 보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