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라마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묘하게 닮아 가고 있다. 새것을 내세우기보다 이미 있던 좋은 형태를 오늘 생활에 맞게 다시 쓰는 쪽이다. 일본, 한국,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서 나온 최근 소식 세 건이 이 흐름을 각자 다른 각도에서 보여 준다.

일본: 반세기 전 벽시계를 다시 벽에

AXIS Web Magazine에 따르면 세이코워치는 1968년에 내놓았던 '스파이럴 수정 벽시계 SPX-961'의 디자인을 이어받은 새 벽시계를 11월 20일(금)에 출시한다. SPX-961은 세계 최초의 가정용 쿼츠 벽시계로,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이 지정하는 '미래기술유산'에 등록된 제품이다. 기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물건의 모양새를 그대로 살려 지금의 집 안으로 다시 들여온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계처럼 매일 바라보는 작은 소품이 공간의 인상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한국: 한옥 설계교육으로 옛 법당을 재현

건축사신문에 따르면 한국건축산업대전에서 '2026 한옥건축설계교육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수료생들은 지금 북한에 있어 직접 보기 힘든 성불사 응진전과, 1308년에 지어진 수덕사 대웅전의 일부를 재현했다. 성불사 응진전은 내년에 건축 700주년을 맞는다. 교육 관계자는 건축만 봐도 남과 북이 역사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중국과 구별되는 고유한 건축 문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항년 헤리티지위원장은 이 교육을 통해 우리 건축문화를 이어 가고 K-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바스크: 아름다움과 비용을 함께 묻다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바스크 지역 국제건축비엔날레 Mugak/는 'OPEN Mugak/ 2027'이라는 이름으로 문화 프로젝트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전 세계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총예산은 15만 유로, 마감은 2026년 11월 25일이다. 여섯 번째 행사는 2027년 10월부터 2028년 2월까지 열린다. 주제는 '적합함, 미학, 감당할 수 있는 비용(Appropriate, Aesthetic, Affordable)'으로, 건축에서 윤리와 아름다움, 경제성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보고 건축 환경의 질과 접근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세 나라의 차이와 공통점

일본은 제품 하나의 형태를 이어 가고, 한국은 전통 목조건축의 설계 지식을 교육으로 전수하며, 바스크 비엔날레는 좋은 공간이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질문을 던진다. 규모와 방식은 다르지만, 검증된 형태와 지식을 버리지 않고 지금의 생활과 형편에 맞춰 다시 쓰려 한다는 점에서는 한 방향을 바라본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오래 쓸 기본 소품부터 고르기: 벽시계나 조명처럼 매일 눈에 들어오는 물건은 유행보다 단순하고 질리지 않는 형태를 고르면 오래 쓸 수 있다.
  • 있는 가구를 다시 살리기: 부모님 댁의 원목 가구나 오래된 소반을 손질해 쓰면 비용은 줄이고 집에 이야기를 더할 수 있다.
  • 한옥 요소를 작게 들이기: 창호지 느낌의 가림막이나 나무 격자, 낮은 좌식 가구처럼 부담 없는 요소로 아파트에도 한옥의 분위기를 낼 수 있다.
  • '적합·미학·비용'으로 점검하기: 시공이나 구매 전에 우리 집 생활에 맞는지, 보기 좋은지, 감당할 만한 비용인지 세 가지를 차례로 따져 보면 과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