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된 키워드가 보인다. 건물을 새로 크게 짓는 것보다, 이미 있는 공간과 자연 조건을 어떻게 읽고 다시 쓰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포르투갈의 주거 건물, 호주의 주택 정원, 영국의 오래된 문화 공간 소식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포르투: 평면 안에 넣은 패시브 설계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Hori-zonte가 포르투에 선보인 3층 주거 건물 Padre Luís Cabral은 패시브 설계를 공간 배치 자체에 녹여 넣었다. 해가 드는 방향, 집을 가로지르는 맞통풍, 사생활 보호, 주변 식재와의 어울림을 하나씩 따로 풀지 않고 평면을 짜는 단계에서 함께 맞춘 것이 핵심이다. 설비를 더하기 전에 방의 위치와 창의 방향만으로 쾌적함을 먼저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호주: 울타리 없이 집 안으로 번지는 정원

ArchitectureAU에 따르면 Steven Clegg Design이 맡은 정원은 BVN Architecture가 설계한 주택 Lighthouse를 둘러싸고 있다. 이 정원에는 울타리가 없고, 층층이 흘러내리는 형태로 짜였다. 매체는 이 정원이 집을 바깥에서 액자처럼 두르는 데 그치지 않고 실내까지 펼쳐지면서 건물의 딱딱한 인상을 누그러뜨린다고 설명한다. 정원을 장식이 아니라 건축의 일부로 다룬 사례다.

영국과 리스본: 오래된 공간, 넓은 작업 범위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영국 렉섬대학교(Wrexham University)는 Grade II 등록 건축물인 문화시설 William Aston Hall을 새롭게 구상할 건축가를 찾고 있다. 마감은 2026년 10월 27일이다. 보존 대상 건물을 허물지 않고 쓰임새를 다시 생각하는 작업이다.

METALOCUS에 따르면 NOZ Arquitectura는 포르투갈 건축가 Inês Sousa와 Rui Dias가 2006년 리스본에 함께 세운 스튜디오다. 주거와 숙박, 문화, 교육, 업무 공간, 상업, 산업 건물에 도시계획과 조경까지 폭넓게 다룬다. 주거와 조경을 한 스튜디오가 함께 맡는다는 점은 앞의 두 사례와도 이어진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포르투 사례는 평면과 창으로, 호주 사례는 정원으로, 영국 사례는 기존 건물의 재해석으로 접근한다. 방법은 달라도 햇빛과 바람, 식물, 오래된 구조처럼 이미 주어진 조건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은 같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가구 배치 전에 해와 바람부터: 시간대별로 햇빛이 드는 자리와 바람이 드나드는 창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그 길을 큰 가구로 막지 않는다.
  • 맞통풍 길 비워두기: 앞뒤 창이 마주 보는 구조라면 거실과 주방 사이에 낮은 가구를 두어 바람길을 살린다.
  • 베란다와 창가를 작은 정원으로: 화분을 한 줄로 세우기보다 높낮이를 달리해 층을 만들면 초록이 실내로 이어지는 느낌을 낼 수 있다.
  • 사생활은 막기보다 거르기: 커튼을 완전히 닫는 대신 반투명 커튼이나 식물로 바깥 시선을 걸러 주면 빛은 들이고 노출은 줄일 수 있다.
  • 있는 구조를 살리는 리모델링: 철거 범위를 넓히기 전에 기존 문틀과 몰딩, 벽체를 살려 쓸 수 있는지 먼저 따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