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고칠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는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고민이다. 최근 프랑스와 호주 디자인 매체가 각각 소개한 리노베이션 두 건은 이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다. 한 곳은 흩어진 공간을 하나로 묶는 통일감에, 다른 한 곳은 밋밋한 마감에 집주인의 취향을 불어넣는 색에 초점을 맞췄다.

런던: 다섯 개 층을 한 분위기로 묶다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영국 런던 리젠트 파크를 마주 보는 한 조지안 양식 주택이 디자인 스튜디오 Studio Iro의 손을 거쳐 새롭게 정돈됐다. 이 집은 원래도 전망과 건물 자체가 뛰어났다. 다만 다섯 개 층에 걸친 큰 집이다 보니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일체감과 매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매체의 평가다.

스튜디오는 이 빈자리를 모더니즘과 와비사비의 조합으로 채웠다. 군더더기 없는 현대적 질서에, 불완전함과 세월의 흔적을 받아들이는 일본식 미감을 함께 들여 고전 양식의 큰 집에 차분한 일관성을 입힌 것이다.

호주 사우스야라: 흰 수납장에 색을 입히다

호주 매체 The Design Files에 따르면, 사우스야라에 있는 한 웨더보드(목재 판자 외벽) 코티지는 2000년대에 뒤쪽을 이미 한 차례 손봐 중정 쪽으로 시원하게 열린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단 하나, 장식 없이 하얗기만 한 붙박이 가구였다. 예술과 색을 사랑하는 이 예술가 가족의 성향을 거의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가족은 다채롭고 절충적인 집을 원했고, Studio A.mi의 설립자 겸 디렉터 아누스카 밀스타인이 이 작업을 맡았다. 매체는 결과물을 경쾌하면서도 성숙한 집, 코티지의 정감과 현대적 감각이 잘 어우러진 공간으로 소개했다.

두 사례에서 읽히는 흐름

두 집 모두 이미 장점이 분명한 집이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디자이너들은 집 전체를 갈아엎기보다 빠진 한 가지를 정확히 짚어 보완했다. 런던 사례가 절제와 질감으로 큰 공간을 정리했다면, 호주 사례는 색과 절충으로 거주자의 개성을 끌어냈다. 방향은 달라도 기존 집의 장점을 살리면서 사는 사람에게 맞추는 리노베이션이라는 흐름은 같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장점과 결핍 나눠 적기: 공사 전에 채광, 전망, 동선처럼 이미 좋은 점과 아쉬운 점 한두 가지를 구분해 두면 손볼 범위가 좁아지고 예산 낭비도 줄어든다.
  • 마감 톤 통일: 방이 많거나 복층이라 산만하게 느껴진다면 바닥재, 벽 색, 문과 손잡이의 톤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집 전체에 일체감이 생긴다.
  • 붙박이장은 문짝만 바꾸기: 흰 붙박이장이 심심하다면 통째로 교체하기보다 도장이나 인테리어 필름으로 문짝 색만 바꿔 보자. 비교적 적은 공사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 색은 한 곳에 집중: 색을 과감히 쓰고 싶다면 주방 수납장이나 현관장처럼 한 구역에 몰아 쓰고, 집에 걸린 그림이나 소품과 색을 맞추면 과하지 않다.
  • 불완전한 질감 받아들이기: 원목, 리넨, 손으로 빚은 도자기처럼 쓸수록 자연스럽게 길드는 소재를 들이면 와비사비 특유의 차분함을 아파트에서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