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가 오르고 땅이 귀해질수록 어떻게 지을지보다 얼마나 덜 쓸지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이번 주 아시아와 유럽에서 나온 두 소식은 방향이 다르지만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가진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공간의 질을 지키는 방법이다.

스리랑카: 옆으로 넓히지 않고 위로 올린 오두막

ArchDaily 中国에 따르면 KWCA(Kosala Weerasekara Chartered Architects)가 설계한 Azenya 별장은 스리랑카 중부 고지대 누와라엘리야의 비탈진 언덕에 있다. 소형 휴양용 오두막 네 채로 구성되며, 층층이 이어진 채소밭 계단과 산림 사이에 묻히듯 놓였다.

이 프로젝트는 스리랑카가 경제 위기를 겪던 시기에 설계됐다. 매체가 전한 설계의 핵심은 장소에서 얻는 경험은 그대로 두면서 건설비를 최소한으로 낮추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바닥 면적을 작게 잡고, 수평으로 펼치는 대신 위로 뻗는 단순한 박공지붕 형태를 택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같은 단위를 반복했다는 점이다. 한 가지 형태를 되풀이해 설계와 시공을 단순하게 하면서도, 그 반복이 이 휴양지만의 뚜렷한 인상이 되었다. 비용을 줄이려고 고른 방식이 결과적으로 정체성까지 만든 셈이다.

영국: 문 닫은 골프장, 무엇으로 채울까

The Architects' Journal에 실린 Xiyu Wang의 기고는 쓰임을 다한 골프장 부지를 다룬다. 필자는 골프장이 문을 닫을 때 그 땅의 앞날이 관성에 따라 정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기고의 제목처럼 이런 부지에는 주택뿐 아니라 자연도 함께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과 보전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남은 땅을 어떤 비율로 나눠 쓸지 다시 설계하자는 제안으로 읽힌다.

두 흐름의 공통점

  • 새 땅과 새 자원을 늘리기보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해법을 찾는다.
  • 비용과 효율을 따지면서도 풍경, 자연, 머무는 경험을 포기하지 않는다.
  • 단순한 형태나 명확한 원칙이 오히려 공간의 개성이 된다.

스리랑카 사례는 건물 한 채의 크기를, 영국 사례는 도시 안 넓은 땅의 쓰임을 다룬다. 규모는 다르지만 둘 다 이미 있는 것을 어떻게 다시 쓸지를 묻는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바닥보다 높이를 쓴다: 좁은 방은 벽면 선반, 천장 가까이 올린 수납, 높은 붙박이장으로 세로 공간을 활용해 바닥을 비운다.
  • 한 가지 형태를 반복한다: 같은 규격의 수납함, 같은 손잡이, 같은 마감재를 되풀이하면 비용과 고민이 줄고 집 전체가 정돈돼 보인다.
  • 철거보다 재활용을 먼저 검토한다: 멀쩡한 문짝, 몰딩, 가구는 칠하거나 손잡이만 바꿔도 새로 들이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 바깥 풍경을 살린다: 창 앞을 가구로 막지 말고 비워 두거나, 베란다에 작은 화분 공간을 두어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 남는 공간의 쓰임을 다시 정한다: 쓰지 않는 방이나 창고처럼 방치된 공간은 그대로 두지 말고 작업실, 수납, 휴식 공간 가운데 무엇으로 쓸지 정해서 고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