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인테리어 소식을 모아 보면 키워드 세 가지가 반복된다. 날카로운 선 대신 둥근 형태, 일상에서 관리하기 쉬운 소재, 그리고 사는 사람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캐나다, 미국, 스페인 매체가 각기 다른 장면을 다뤘지만, 모두 '편하게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이어진다.
사무 공간까지 번진 부드러운 곡선
캐나다 디자인 매체 Azure Magazine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NeoCon 2026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매체는 그의 디자인이 행사 곳곳에서 보였고, 업무 공간에 부드럽고 관능적인 윤곽을 불어넣었다고 평했다.
업무 공간은 그동안 효율과 직선 위주로 꾸며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곳에 곡선형 디자인이 주목받는다는 것은 공간이 주는 심리적 편안함이 집 밖에서도 중요해졌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집에서 익숙해진 아늑함을 일하는 곳에서도 찾으려는 흐름이다.
미국: 관리 부담을 낮춘 천연 소재
미국 생활 매체 Apartment Therapy에 따르면 세탁 가능한 러그로 알려진 러거블(Ruggable)이 처음으로 관리가 쉬운 울 러그 라인을 내놓았다. 매체는 디자인이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울은 따뜻한 촉감과 자연스러운 질감 덕분에 사랑받지만, 관리가 번거롭다는 인식이 있었다. 천연 소재의 감성은 살리면서 유지 관리 부담은 줄이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소식에서 읽히는 대목이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특히 눈여겨볼 만한 방향이다.
스페인: 책과 고양이, 그리고 분홍 수영장
스페인판 AD에 따르면 발렌시아 출신 작가 엘리사벳 베나벤트(Elísabet Benavent)가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그는 책이 없는 집은 영혼이 없는 집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집에는 고양이 네 마리가 함께 살고, 작가가 '자궁(el útero)'이라는 별명을 붙인 욕실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분홍색을 싫어한다고 밝혀 온 작가가 온통 분홍색인 수영장에 결국 마음을 빼앗겼다는 이야기다. 정해 둔 취향 규칙보다 공간이 주는 감정을 따랐다는 점에서, 집은 결국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 준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캐나다 매체가 전한 북미 전시 현장은 업무 공간의 형태를, 미국은 생활 소재의 실용성을, 스페인은 개인의 서사를 각각 조명했다. 접근은 다르지만 공통분모는 분명하다. 딱딱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공간보다 몸과 마음이 편한 공간, 남의 기준보다 내 일상에 맞춘 공간이 중심에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곡선 하나로 분위기 바꾸기: 소파나 테이블을 통째로 바꾸기 어렵다면 둥근 거울, 원형 러그, 라운드 조명처럼 작은 곡선 요소부터 들여 각진 아파트 거실을 부드럽게 만든다.
- 러그는 관리 방법부터 확인: 바닥 난방을 쓰는 한국 집은 러그를 계절별로 깔고 걷는 일이 잦다. 구입 전 세탁·보관 방법을 먼저 살피면 오래 쓰기 쉽다.
- 책장을 인테리어의 주인공으로: 벽 한 면을 책장으로 채우면 수납과 개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자주 읽는 책은 표지가 보이게 세워 두면 장식 효과도 난다.
- 반려동물 동선을 고려한 배치: 고양이가 있다면 오르내릴 수 있는 선반과 쉴 자리를 미리 정해 두고, 긁힘에 강한 마감재를 고르는 편이 좋다.
- 싫어하던 색도 한 곳에 시도: 욕실이나 현관처럼 작은 공간에 평소 피하던 색을 써 보면 의외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실패해도 바꾸기 쉬운 페인트나 소품부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