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디자인 매체들이 다룬 소식은 분야도 나라도 제각각이다. 호주의 정원 조언,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다이닝 공간, 미국의 홈 컬렉션, 멕시코의 시계 디자인 행사까지 폭이 넓다. 그런데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정답을 찾기보다 만드는 사람의 손길과 사는 사람의 취향을 앞세운다는 점이다.

호주: 시작을 미루지 않는 정원

호주 매체 The Design Files에 따르면,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팀 필그림(Tim Pilgrim)은 정원 만들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분석 마비'를 꼽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잘못 고를까 겁이 나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는 식물 고르기와 배치 정하기에 관해 조언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정원을 설계하라고 권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을 노리기보다 키워 가는 공간으로 보자는 관점이다.

남아공: 불과 재료, 그리고 지역의 손기술

남아공 매체 VISI에 따르면, 케이프타운 이스트 시티 지구의 한 다이닝 공간은 불을 중심에 두고 꾸며졌다. 일본 디자인 원칙, 재료 자체의 물성, 현지 장인의 공예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먼 나라의 미감을 빌려 오되 직접 만드는 일은 지역의 손에 맡긴 셈이다.

미국: 예술가의 취향이 가구가 될 때

미국 Architectural Digest에 따르면, 예술가 부부 존 바티스트(Jon Batiste)와 술레이카 자우아드(Suleika Jaouad)가 앤트로폴로지와 손잡고 첫 홈 컬렉션을 선보였다. 술 장식이 달린 피아노 스툴, 그림을 그려 넣은 레코드플레이어, 자우아드의 작품으로 겉을 씌운 의자 등이 들어 있다. 매체는 이 컬렉션을 두고 디너파티를 열고 싶어지는 46가지 이유라고 표현했다. 개인의 예술이 손님을 맞는 일상 가구로 옮겨 온 사례다.

멕시코: 기능을 넘어선 오브제

AD México y Latinoamérica에 따르면, 멕시코 SIAR 행사에서 몬도 오롤로지(Mondo Orologi)를 통해 DOXA와 QLOCKTWO가 현지에 소개됐다. 매체는 이를 스위스의 고급 시계 제작 전통과 독일의 예술 감각이 만나는 장면으로 그렸다. 시계 역시 정밀한 기계이면서 동시에 디자인의 영역으로 다뤄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차이와 공통점

정원과 다이닝 공간은 시간과 장소에 뿌리를 둔다. 반면 홈 컬렉션과 시계는 개인의 취향을 담은 오브제로 접근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도 네 소식 모두 획일적인 완성품보다 이야기와 손맛이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호주는 완벽주의를 내려놓자고 하고, 남아공은 재료와 지역 공예를 드러내며, 미국과 멕시코는 생활용품을 하나의 작품처럼 바라본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않기: 베란다 화분 몇 개나 거실 소품처럼 작게 시작하고, 계절마다 조금씩 더해 가며 집을 키운다.
  • 재료의 질감 살리기: 원목, 돌, 도자기처럼 표면 결이 살아 있는 소재를 한두 곳에 두면 비슷비슷한 아파트 마감에도 깊이가 생긴다.
  • 내 취향을 주인공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나 좋아하는 패브릭으로 의자 쿠션이나 스툴 커버를 바꿔 보는 것만으로도 개성이 드러난다.
  • 식탁을 모임의 중심으로: 손님을 맞는다고 생각하고 조명 높이와 의자 배치를 점검하면 다이닝 공간을 더 잘 쓸 수 있다.
  • 벽시계도 인테리어 요소로: 시계를 단순한 기능품이 아니라 벽면의 포인트로 보고 크기와 걸 위치를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