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해외 인테리어 매체에는 비슷한 결의 집들이 연달아 소개됐다. 나라도 규모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물러나 쉬는 곳'으로서의 집을 다뤘다. 크게 넓히거나 새것으로 채우기보다, 그 장소가 가진 역사와 사는 사람의 취향을 공간에 담아내는 쪽이다.
캐나다: 오래된 농가에 말 목장 지역의 개성을
캐나다 매체 House & Home에 따르면, 디자이너 잭 크리시(Jack Creasy)는 온타리오주 칼레돈에 있는 147년 된 빅토리아 양식 농가를 다채로운 색의 시골집으로 꾸몄다. 토론토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한 시간쯤 가면 나오는 이 동네는 말 목장이 많은 지역이다. 매체는 이 집이 승마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키치하게 흐르지 않았다고 평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주제로 삼되 소품을 늘어놓는 식의 노골적인 연출은 피했다는 뜻이다.
프랑스 파리: 20㎡에 담은 시대의 서재
스페인판 AD에 따르면, 파리 마레 지구에서는 아사이(Asai)가 아주 작은 아파트를 역사와 예술에서 따온 요소가 가득한 피난처로 바꿨다. 매체는 면적이 20㎡에 불과한데도 옛 작가가 썼을 법한 방을 품고 있어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작은 집도 확실한 테마와 이야기만 있으면 답답한 공간이 아니라 몰입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례다.
유럽: 가을을 부르는 시골집 아홉 채
독일판 AD는 스웨덴에서 독일 뤼겐섬까지 이어지는 시골집 아홉 채를 '코지 시즌'에 어울리는 안식처로 묶어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역사 깊은 건물을 고친 집부터 자연 한가운데 지은 현대 주택까지 형태가 다양했다. 시골살이의 아늑함이 한 가지 양식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건축으로 넓혀 보면
인도판 AD는 인도에서 개성이 두드러지는 공항 여섯 곳을 골랐다. 케랄라의 태양광 터미널, 히말라야 산지를 깎아 만든 활주로처럼 지역의 기후와 지형이 건축의 개성이 된 경우다. 집과 공항은 규모가 전혀 다르지만, 장소의 조건을 숨기지 않고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은 같다.
공통점과 차이
캐나다와 유럽 사례는 오래된 시골집이 지닌 시간을 살렸고, 파리 사례는 좁은 도심 공간 안에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 밖의 조건은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집이 편안해지는 건 유행하는 스타일보다 '이 집만의 이야기'가 분명할 때라는 것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테마는 하나만 고른다: 좋아하는 취미나 시대 분위기 하나를 정하고, 소품은 몇 개만 골라 키치하게 보이지 않게 한다.
- 작은 방은 쓰임을 분명히: 남는 방이나 알코브를 서재나 독서 공간처럼 한 가지 용도로 몰아주면 좁아도 몰입감이 생긴다.
- 색은 면적을 정해서 쓴다: 벽 한 면이나 문, 붙박이장처럼 범위를 정해 색을 넣으면 실패할 부담이 적다.
- 구축 아파트는 원래 요소를 살린다: 문틀, 몰딩, 원목 마루처럼 상태가 괜찮은 기존 마감은 철거하기 전에 보수해서 쓸 수 있는지 먼저 따져본다.
- 가을에는 조명과 패브릭부터: 낮은 위치의 따뜻한 간접조명과 두툼한 직물만 바꿔도 공사 없이 아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