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어떻게 나누고, 그 공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이번 주 스페인과 일본에서 나온 두 소식은 성격이 전혀 다르지만, 결국 '무엇을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한쪽은 작은 집의 벽을 투명하게 바꿨고, 다른 한쪽은 오래된 일본 풍경화를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다.

스페인: 52㎡ 집 한가운데 놓인 유리 침실

스페인 매체 AD España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Kilo / Honč는 면적 52㎡의 작은 로프트형 주택을 고치면서 거실 중앙에 유리벽으로 둘러싼 침실을 두었다. 흔히 볼 수 없는 방식이다. 이 집에는 의뢰인과 반려 토끼가 함께 산다.

좁은 집에서는 보통 벽을 세워 침실을 따로 막거나, 벽 없이 원룸처럼 트인 채로 쓰는 두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된다. 유리 침실은 그 사이를 노린 해법으로 볼 수 있다. 잠자는 영역은 분명히 나누면서도 시선과 빛은 막지 않아, 집 전체가 하나의 공간처럼 이어져 보인다. 매체도 유리벽으로 된 침실에서 지낼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지며, 이것이 쉽지 않은 선택임을 짚었다.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가 다시 읽는 에도 명소

일본 매체 Casa BRUTUS에 따르면, 무라카미 다카시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연작 「명소에도백경」을 오마주한 시리즈를 연재하며 매주 주말 한 작품씩 소개하고 있다. 최근 회차는 에도에서 가장 '지저분한' 명소를 다뤘고, 어떤 동물과 관련된 요소를 감상 포인트로 꼽았다. 연재는 일본 미술이 서양 화가들에게 일으킨 이른바 '인지 혁명'의 충격을 무라카미 다카시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직접적인 인테리어 소식은 아니다. 다만 익숙한 풍경도 보는 관점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는 메시지는 집을 꾸밀 때도 그대로 통한다.

공통점과 차이: 경계보다 시선

두 이야기는 나라도 분야도 다르지만,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드러낼지를 다시 묻는다는 점에서 겹친다. 스페인 사례는 물리적인 벽을 투명하게 바꿔 작은 집의 답답함을 덜었고, 일본 연재는 오래된 그림을 새 관점으로 해석해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보게 한다. 차이도 분명하다. 스페인 쪽은 실제 생활 공간의 문제를 푸는 설계이고, 일본 쪽은 감상과 해석의 영역이다. 그래도 둘 다 보는 방식을 바꾸면 공간과 대상의 쓰임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에서 침실을 나눌 때는 막힌 가벽 대신 유리나 반투명 소재의 파티션을 고려해 볼 만하다. 채광과 개방감을 함께 지킬 수 있다.
  • 투명한 칸막이를 쓴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함께 달아, 필요할 때 사생활을 가릴 수 있게 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이라면 시야가 트인 구조가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기 쉽다는 점도 배치를 정할 때 함께 따져 보자.
  • 거실에 그림이나 판화를 걸 때는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고르면 공간에 이야기가 생긴다. 익숙한 풍경화도 관점을 바꾸면 새롭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