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해외 매체 세 곳에 실린 사례를 함께 놓고 보면 공통점이 있다. 벽을 허물거나 구조를 바꾸지 않고, 집의 표면을 다루는 방식만 바꿔 공간의 인상을 새로 만든다는 점이다. 미국은 빛, 대만 디자이너들의 런던 전시는 재료, 영국 런던의 주택은 시간을 실마리로 삼았다.
미국: 커튼 하나로 어두운 거실을 밝히다
미국 매체 Apartment Therapy에 따르면 한 디자이너가 어두운 거실에 맞춤 커튼을 저렴하게 마련해 달았고, 거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매체는 제목에서 거실이 "10배는 밝아 보인다"고 표현했다. 맞춤 커튼은 비싸다는 생각이 흔하지만, 이 사례는 큰 예산 없이도 패브릭 선택만으로 빛을 받아들이는 느낌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대만 디자이너들: 마시고 남은 찌꺼기를 소재로
남아공 디자인 매체 Design Indaba에 따르면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2026의 기획 전시 After the Last Sip은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와 찻잎을 3D 프린팅 인테리어 오브제로 바꾸는 방법을 다뤘다. 대만 출신 디자이너 Chao-Chun Kung, Ching-Yu Lin, Chen-Yang Chang이 기획했고, 동런던의 Fab.Pub에서 개발했다. 말린 커피 찌꺼기와 차 부산물을 폴리락트산(PLA)과 섞어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복합 소재를 만든 것이 핵심이다. 일상에서 매일 나오는 부산물을 실내 소품의 재료로 다시 쓰는 시도다.
영국: 벽에 시간을 입히다
영국 매체 Livingetc에 따르면 런던의 한 빌라 소유주들은 아티스트와 함께 벽이 오래된 듯한 분위기를 풍기도록 손봤다. 집주인들은 벽의 일부는 실제로 오래된 것이고 일부는 새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 집이 리노베이션과 복원 사이 어딘가에 있으며, 시대 건축의 원래 요소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편안한 집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세 사례가 겹치는 지점
나라와 방식은 다르지만 세 사례 모두 새것을 더 들이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본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 버려지는 찌꺼기, 벽에 남은 세월이 그 대상이다. 미국 사례는 비용 부담을, 대만 디자이너들의 전시는 자원 순환을, 영국 사례는 집의 이야기를 앞세운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북향이나 저층이라 어두운 거실이라면 두꺼운 암막 대신 빛이 비치는 밝은 톤 커튼을 먼저 시도해 본다. 커튼레일을 천장 가까이 달고 바닥까지 내려오게 하면 창이 더 커 보인다.
- 커튼은 기성품의 폭과 길이를 정확히 재서 맞추기만 해도 맞춤 커튼에 가까운 느낌을 낼 수 있다. 창 실측부터 꼼꼼히 하자.
- 재활용·부산물 소재 소품을 고를 때는 섞인 성분과 관리 방법을 확인하고, 화분이나 수납 소품처럼 작은 것부터 들여 본다.
- 아파트 벽 전체를 바꾸기 부담스럽다면 거실 한 면이나 현관 벽에만 질감 있는 페인트나 석회 계열 마감을 시험해 보고 넓혀 간다.
- 구축 아파트의 몰딩, 문틀, 오래된 마루처럼 남길 만한 요소는 철거 전에 살릴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