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 독일, 영국에서 나온 건축 소식은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셋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된 질문이 보인다. 화려한 마감재보다 지붕, 바닥판, 주택 공급 방식 같은 집의 뼈대가 사는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꾸느냐는 질문이다.

부산, 지붕 색으로 더위를 줄이다

대한건축사협회가 펴내는 건축사신문에 따르면 부산광역시건축사회는 부산광역시와 손잡고 ‘2026년 하얀지붕 설치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폭염에 취약한 계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이며, 올해 대상은 모두 36개소다.

이 사업은 민관 협력으로 꾸려졌다. 노루페인트는 차열 페인트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BNK 부산은행은 사업 재원을 기부했다. 대한적십자사는 행정 지원을 맡았고,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은 효과를 실증하는 역할을 맡아 사업의 신뢰도를 높였다. 지붕 표면을 바꾸는 단순한 방법을 실증 데이터로 검증하려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독일, 벽 없이 넓게 쓰는 목조 바닥판

독일 건축 전문지 db deutsche bauzeitung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연구진이 UniversalTimberSlab이라는 바닥판을 실제 크기(1:1)로 만들어 하중 시험을 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바닥판은 기둥 같은 점 지지 방식으로 받치는 목재-콘크리트 복합 구조다.

핵심은 하중을 받는 중간 벽 없이도 긴 경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주거와 업무 등이 섞인 복합 용도 건물에도 쓰일 수 있다고 본다. 벽이 구조를 떠받치지 않으면 나중에 공간을 나누거나 합치기가 훨씬 쉬워진다. 목재를 쓰면서도 공간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구조를 찾는 흐름이다.

영국, 공공이 발주한 주택이 최고상을

영국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지자체가 발주한 주택 프로젝트 라이언 그린 로드(Lion Green Road)가 2026년 RIBA 스털링상을 받았다. 이 매체는 수상 직후 설계 건축가 메리 더건을 인터뷰했다. 더건은 앤디 버넘에게 이 건물을 직접 보여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공공이 주도한 주거도 건축적 완성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다.

세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

부산은 이미 있는 집의 지붕을 고쳐 여름 열 부담을 줄이려 하고, 독일은 앞으로 지을 건물의 구조 자체를 유연하게 만들려 한다. 영국은 누가 집을 발주하느냐라는 공급 측면에서 좋은 주거를 증명했다. 접근법은 달라도 셋 모두 오래 쓰고 바꿔 쓸 수 있는 기본 성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단독주택이나 옥상이 있는 집이라면 리모델링 우선순위에 지붕·옥상의 색과 도장 상태 점검을 넣는다. 밝은 색 표면은 햇빛을 반사하는 데 유리하다.
  • 옥상 도장을 직접 할 계획이면 방수층 상태부터 확인하고, 시공 후 여름철 실내 온도 변화를 기록해 효과를 확인해 본다.
  • 아파트 구조 변경을 계획할 때는 철거하려는 벽이 내력벽인지 먼저 확인한다. 하중을 받는 벽은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
  • 벽을 새로 세우기보다 가구나 이동식 칸막이로 공간을 나누면 가족 구성이 바뀔 때 다시 배치하기 쉽다.
  •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거 환경 개선 지원사업이 있는지 거주지 공고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