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집 꾸미기의 기본값은 하얀 벽에 물건을 최대한 줄인 미니멀리즘이었다. 그런데 10월 말 여러 나라 매체에 실린 집과 가구를 나란히 놓고 보면 방향이 조금 바뀌고 있다. 비워 둔 공간에 예술 작품과 손으로 만든 물건, 직접 한 작업을 들여 온기를 채우는 쪽이다. 프랑스, 남아공, 미국, 이탈리아의 사례를 차례로 살펴본다.
파리, 비운 집을 작품을 위한 무대로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파리의 지붕들이 내려다보이는 120㎡ 아파트가 있다. 원래는 미니멀한 실내였는데 스튜디오 Stene Alexopoulos가 이곳을 따뜻한 분위기의 집으로 바꿨다. 이번에 들인 재료는 나무와 색이 있는 대리석이다. 여기에 아프리카 예술 작품을 더해 집 전체가 작품을 담는 그릇이 되도록 했다. 미니멀한 바탕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작품이 돋보이게 하는 배경으로 다시 쓴 점이 눈에 띈다.
요하네스버그, 전통 패턴을 가구에 옮기다
남아공 매체 VISI에 따르면 Studio Stirling은 요하네스버그 하이델베르크에서 조형적인 행잉 체어를 손으로 만든다. 아프리카의 패턴을 철과 가죽이라는 재료로 풀어낸 의자들이다. 이 의자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주택과 호텔에 놓인다. 파리 아파트가 아프리카 작품을 벽과 선반에 들였다면, 이곳은 같은 문화적 뿌리를 직접 앉고 쓰는 가구로 바꿨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페인트와 바느질로 바꾼 손님방
Apartment Therapy에 따르면 Callieanne Major는 손님용 침실을 새로 꾸몄다. 이 방은 예전에 홈오피스로 쓰여서 아주 밝은 흰색과 청회색 벽지로 마감돼 있었다. 보기에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원하던 모습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녀는 칠하고 바느질하는 몇 가지 작업만으로 방에 “따뜻함과 아늑함”을 더했다고 말한다. 큰 공사 없이 손작업만으로 방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사례다.
이탈리아, 작가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 집
Living(Corriere della Sera)에 따르면 스위스 출신 작가 Thomas Huber의 집은 이탈리아 북부 칸노비오에 딸린 아주 작은 마을 친차고에 있다. 차는 광장에 세워 두고 흙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지도 앱도 그 길은 안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를 대리하는 갤러리스트 Monica De Cardenas는 이 집을 세상과 떨어진 은신처로 표현했다. 작가는 자기 그림 안에서 살고 싶었고 이제 그 바람을 이뤘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통점과 차이
네 사례 모두 집을 단순히 기능을 담는 상자로 보지 않는다. 사는 사람의 취향과 이야기를 드러내는 장소로 다룬다. 다만 방법은 다르다. 파리는 재료와 작품 배치로, 남아공은 패턴을 담은 수공예 가구로, 미국은 직접 하는 DIY로, 이탈리아는 작가 자신의 작업으로 집을 채웠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흰 벽은 그대로 두고, 아끼는 그림이나 공예품 한두 점을 위한 자리를 정해 배경처럼 활용한다.
- 차가운 느낌이 강한 공간에는 원목 선반이나 돌 소재 소품처럼 질감 있는 재료를 조금 더한다.
- 쓰임이 바뀐 방은 벽 페인트 색부터 바꿔 본다. 셀프 도장은 비교적 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다.
- 쿠션 커버나 커튼처럼 간단한 바느질 소품으로 패브릭을 바꿔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 패턴이 강한 가구나 소품은 한 공간에 하나만 두어 시선이 모이는 포인트로 삼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