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디자인 매체들은 서로 아주 다른 두 공간을 소개했다. 하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작은 음악 바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 동부의 대형 미술관이다. 규모도 쓰임새도 다르지만, 두 곳 모두 이미 있는 건물과 재료, 그리고 장소의 맥락을 어떻게 다루는지 잘 보여준다.

로테르담: 브루탈리즘 건물 속 도쿄풍 리스닝 바

영국 디자인 매체 디진(Dezeen)에 따르면, 로테르담의 리스닝 바 '에코(Echo)'는 브루탈리즘 건축물인 흐로트 한델스헤바우(Groot Handelsgebouw) 안에 자리 잡았다. 좋은 음향으로 음악을 듣는 일본 도쿄의 리스닝 바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이다.

눈에 띄는 요소는 두 가지다. 먼저 바 카운터를 선적용 운반 상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디자이너 사비네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가 만든 옴브레(그러데이션) 거울을 설치했다. 거칠고 묵직한 콘크리트 건물에 투박한 상자 소재를 더하고, 그 위에 색이 서서히 바뀌는 거울로 빛을 얹은 셈이다. 무겁고 차가운 바탕에 가볍고 부드러운 요소를 겹쳐 대비를 만드는 방식으로 읽힌다.

인도: 마키 후미히코가 돌아본 비하르 미술관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 인디아에 따르면,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는 단독 기고에서 인도에서 맡은 첫 프로젝트인 비하르 미술관(Bihar Museum)에 대해 직접 1인칭으로 이야기했다. 이 미술관은 여행 가이드 '워스 어 저니(Worth a Journey)'가 꼽은 2026년 세계 100대 미술관 목록에서 현재 9위에 올라 있다.

외국 건축가가 낯선 나라에서 처음 맡은 작업이 국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공간이 오래 사랑받으려면 형태를 새로 만드는 것만큼, 그 장소를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두 공간의 공통점

  • 맥락 존중: 에코는 기존 브루탈리즘 건물을 그대로 바탕으로 삼았고, 비하르 미술관은 건축가가 처음 경험한 인도라는 장소 위에 세워졌다.
  • 문화의 이동: 도쿄의 리스닝 바 문화가 로테르담으로, 일본 건축가의 시선이 인도로 옮겨갔다.
  • 재료의 대비: 산업 소재와 섬세한 마감을 함께 써서 공간의 성격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기존 아파트의 구조나 노출 콘크리트 벽처럼 이미 있는 바탕을 무조건 가리기보다, 살려서 쓸 수 있는지 먼저 살펴보자.
  • 나무 상자나 운반용 박스를 쌓아 거실 수납장이나 낮은 홈바로 쓰면 투박한 질감이 포인트가 된다. 모서리와 거친 면은 사포질로 다듬는다.
  • 좁은 현관이나 복도에는 거울을 두면 빛이 반사돼 공간이 넓어 보인다. 색감이 있는 거울은 조명과 함께 분위기를 바꿔 준다.
  • 음악을 즐긴다면 러그, 커튼, 패브릭 소파처럼 소리를 흡수하는 소재를 더해 울림을 줄여 보자.
  • 거친 소재와 매끈한 소재를 한 공간에 섞을 때는 색 수를 줄여야 산만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