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해외 디자인 매체에 실린 기사 세 편은 다루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 그런데 세 기사 모두 공간에 쌓인 시간을 어떻게 보여 줄지를 묻고 있다. 스페인은 버려진 마을에서, 영국은 레진에 굳힌 꽃에서, 인도는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집에서 그 답을 찾는다.

스페인: 사람이 떠난 마을에 남은 분위기

AD España에 따르면 스페인에는 영화 세트처럼 보이는 유령 마을 9곳이 있다. 저수지 건설로 주민이 떠난 곳도 있고, 전쟁 피해나 오랜 세월 때문에 비어 버린 곳도 있다. 텅 빈 골목과 낡은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실내 공간을 다룬 기사는 아니지만, 사람이 떠난 뒤 남은 벽과 길이 얼마나 강한 인상을 주는지 잘 보여 준다.

영국: 꽃을 레진에 굳혀 기록으로 남기기

Livingetc에 따르면 생화를 레진에 넣어 보존하는 '플로럴 레진'이 최근 주목받는 프로젝트에 자주 쓰이고 있다. 이 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한 디자이너는 이런 작품이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담은 기록이라고 말했다. 피었다 지는 꽃을 투명한 재료에 가둬 특정한 순간을 실내 오브제로 남기는 방식이다.

인도: 여러 세대를 품는 전통 건축

Architectural Digest India에 따르면 MN Design Co.가 설계한 우타라칸드의 한 주택은 인도 고전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이 집은 전통 건축과 지역 공예를 활용해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방식을 새롭게 풀어냈다. 매체는 다양한 예술 유산이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진 집이라고 소개했다.

차이점과 공통점

  • 스페인 사례는 사람이 떠난 장소에 남은 흔적을 보여 준다.
  • 영국 사례는 개인의 순간을 작은 오브제에 담는다.
  • 인도 사례는 가족과 지역의 전통을 집 구조와 공예로 이어 간다.

규모와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세 사례 모두 새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깊이를 공간에 더한다. 시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는 것이 이번 흐름의 핵심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기념이 되는 꽃 보존하기: 결혼식 부케나 졸업식 꽃다발을 말리거나 보존 처리해 투명한 액자나 유리 돔에 넣으면 거실 선반에 둘 오브제가 된다.
  • 물려받은 물건 살리기: 부모님 집에서 쓰던 자개장, 소반, 반닫이 같은 가구를 버리지 말고 포인트 가구로 다시 배치해 본다.
  • 지역 공예 소재 더하기: 한지, 짚풀, 옹기, 누빔 직물처럼 우리 공예 소재를 조명갓이나 쿠션, 벽 장식에 조금씩 섞는다.
  • 세대별 공간 나누기: 부모님과 함께 산다면 공용 거실과 각자의 쉼터를 구분하고, 미닫이문이나 가벽으로 거리를 조절한다.
  • 낡은 흔적 일부 남기기: 리모델링할 때 오래된 나무 문틀이나 타일 일부를 그대로 두면 집의 이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