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건축계에서는 새로 짓는 일만큼이나 이미 있는 건물을 다시 쓰는 일, 그리고 작은 규모로 잘 짓는 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에 전해진 스페인과 영국 소식은 규모도 성격도 다르다. 그래도 정해진 조건 안에서 공간의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함께 읽어 볼 만하다.
스페인: 100년 된 섬유공장이 시민 캠퍼스로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건축사무소 JAAS는 바르셀로나 인근 도시 사바데이(Sabadell) 중심부의 옛 섬유공장 '살라레스 데우(Sallarès Deu)'를 시민 캠퍼스로 바꾼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 공장은 1920년에 건축가 류이스 문쿠닐(Lluís Muncunill)이 처음 설계했다. JAAS는 Josep M. Julià, Albert Clèries, Jordi Gorgues, Manuel Julià가 이끄는 사무소다.
프로젝트는 사바데이 시청이 의뢰했다. 매체는 이 작업이 도시의 산업 유산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했다고 설명한다. 역사적 연속성과 환경에 대한 책임, 새로운 공공 용도를 하나로 아울렀다는 평가다. 옛 건물을 바탕으로 삼아 쓰임만 시민을 위한 기능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영국: 적은 예산으로 낸 창의성을 기리는 상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이 매체의 건축상 'AJ Small Projects'가 2027년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를 연다. 장소는 건축사무소 Feilden Fowles가 새로 마련한 워털루(Waterloo) 공간이다. 이 행사와 함께 상은 32번째 해를 맞는다. 공사비 39만 9,000파운드 이하로 완공한 독창적인 건축물이 심사 대상이다.
이 상은 대형 랜드마크가 아니라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얼마나 기발한 해법을 내놓았는지를 본다. 30년 넘게 이어져 왔다는 점은 소규모 프로젝트도 하나의 건축 분야로 존중받는 문화를 보여 준다.
두 흐름의 공통점
스페인 사례는 지방정부가 주도한 대규모 재생 사업이고, 영국 사례는 작은 건축을 조명하는 업계 행사다. 그런데 둘 다 새것이나 큰 것보다 주어진 조건에서 출발한다. 하나는 기존 건물이라는 물리적 조건을, 다른 하나는 예산이라는 경제적 조건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집을 고치려는 개인에게도 그대로 통하는 관점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살릴 것부터 정하기: 철거하기 전에 문틀, 바닥, 붙박이장처럼 상태가 좋아 그대로 써도 되는 요소부터 목록으로 정리한다.
- 예산 상한 먼저 정하기: 총액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나누면 꼭 필요한 곳에 비용을 모을 수 있다.
- 구조는 두고 쓰임 바꾸기: 남는 방을 서재나 작업실로 바꿀 때처럼, 큰 공사 없이 가구 배치와 조명만으로 용도를 바꿔 본다.
- 오래된 흔적을 포인트로: 집에 쌓인 시간이 묻은 마감재나 구조를 무조건 가리기보다 살릴 만한 부분은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다.
- 버리는 양 줄이기: 전체를 뜯어내는 대신 부분 보수를 택하면 폐기물과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