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주거 소식에서는 영국, 인도, 러시아 사례가 눈에 띄었다. 세 나라의 조건은 서로 다르다. 그래도 홍수, 좁은 땅, 혹독한 기후 같은 제약을 나중에 수습하지 않고 설계와 제도 단계에서 먼저 다룬다는 점은 같다.

영국: 집의 홍수 대비를 인증서로 증명

Homebuilding & Renovating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홍수 보호 인증서(Flood Protection Certificate) 제도를 새로 내놓았다. 이 제도는 Flood Re와 함께 시범 사업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이 제도로 주택의 홍수 회복력이 높아지고, 보험료가 내려가며, 집을 팔기도 쉬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집이 물난리에 얼마나 대비돼 있는지 문서로 보여 주면 그 자체가 집의 가치가 된다는 생각이다.

인도: 6층 건물에 담은 '학교 안의 학교'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A Threshold가 설계한 City Pride School은 인도 푸네에 새로 개발된 라벳 프라디카란 지역에 있다. 이곳은 인구가 빽빽한 도심이라 땅이 부족하고 상업적 가치도 높다. 그래서 학교를 6개 층으로 올렸고, 옆으로 넓게 펼칠 수 있는 마당과 공용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설계진은 이 문제를 '학교 안의 학교'라는 개념으로 풀었다. 건물 구조를 짜는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이 체감하는 공간의 규모를 조율하려 한 것이다.

러시아: 높이에 따르는 숨은 비용

Строительная газета(스트로이가제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초고층 건축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높이 100m를 넘는 건물이 190동 넘게 있어, 유럽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다만 러시아 중부 지역의 기후 때문에 고층 건물에는 따로 맞춰야 할 기술 요건이 생긴다. 설계사 UNK project의 드미트리 크리벤코 부대표는 이 매체에 고층 건물 콘셉트를 잡을 때 고려할 점을 설명했다. 시공과 운영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피하려면 개발사가 미리 예산에 넣어 둬야 할 항목도 함께 짚었다.

나라는 달라도 흐름은 같다

영국은 주택의 침수 위험, 인도는 좁은 도심 부지, 러시아는 추운 기후와 높이에서 오는 기술 조건이 과제다. 세 나라 모두 이런 제약을 설계, 예산, 제도에 미리 반영하려 한다. 공간이 좁고 환경 위험이 클수록, 처음부터 계획한 집이 오래 쓰기 좋고 가치도 지키기 쉽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침수·누수에 약한 곳부터 점검: 저층이나 반지하라면 현관 문턱, 베란다 배수구, 욕실 바닥의 물 빠짐부터 확인한다. 리모델링할 때는 방수층과 바닥 기울기도 함께 살핀다.
  • 수리 기록 남기기: 방수·배관 공사 내역과 사진을 정리해 두면, 나중에 집을 팔거나 세를 줄 때 집 상태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 좁은 집은 높이를 활용해 나누기: 작은 방에 벙커형 침대나 높은 선반, 단 차이를 두면 한 공간 안에 여러 영역을 만들 수 있다.
  • 고층은 외풍과 결로 대비: 높은 층일수록 바람이 세고 창 주변에 결로가 생기기 쉽다. 겨울이 오기 전에 창호 실리콘과 단열 상태를 확인한다.
  • 숨은 비용은 공사 전에 잡아 두기: 철거한 뒤에야 배관이나 전기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예산의 일부를 예비비로 따로 떼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