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크기와 집에 담기는 이야기는 서로 다른 문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주 해외 주거 소식을 보면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수도 모스크바의 비싼 집값 때문에 얼마나 넓은 집에 살 수 있는지가 갈리고, 인도에서는 한 건축가가 자기 삶의 여러 장면을 엮어 집을 지었다.

러시아: 지방 집을 팔아도 모스크바에선 원룸

러시아 건설 전문지 스트로이가제타(Строительная газета)에 따르면, 분석기관 '미르 크바르티르(Мир квартир)'가 지방 주택을 팔고 모스크바에서 살 수 있는 집의 크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별도의 방이 있는 제대로 된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곳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뿐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집을 1,430만 루블에 팔면 모스크바에서 32.2㎡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른 도시 주민이 기대할 수 있는 집은 19~27.5㎡짜리 스튜디오(원룸형)에 그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 간 집값 차이가 곧 생활 공간의 크기 차이로 이어지는 셈이다. 대도시일수록 작은 면적을 어떻게 나누고 쓰느냐에 따라 주거의 질이 달라진다.

인도: 삶의 기억을 엮은 건축가의 집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 인디아에 따르면, 네스트크래프트 아키텍처(Nestcraft Architecture)의 로힛 팔라칼은 코지코드에 자기 집을 지으면서 여러 시기의 기억을 설계 재료로 삼았다. 와야나드에 있던 조상 대대의 집, 뭄바이와 코지코드에서 보낸 시간, 그리고 그 사이의 경험이 모두 이 집에 담겼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그렇게 전통과 오늘 사이에 놓인 집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두 흐름이 겹치는 지점

두 사례는 규모도 맥락도 다르지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면적이 좁든 새로 짓든, 사는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공간이 살아난다는 점이다. 러시아 사례는 몇 ㎡를 확보할 수 있는지라는 현실의 숫자를 보여 준다. 인도 사례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한 답을 개인이 살아온 이력에서 찾는다. 한국 대도시 아파트에 사는 사람에게도 한정된 면적과 나만의 개성이라는 두 과제는 익숙하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면적보다 동선 먼저: 원룸이나 소형 평형이라면 잠자는 곳, 일하는 곳, 먹는 곳을 가구 배치나 러그로 나눠 방이 하나 더 있는 효과를 노린다.
  • 벽 대신 수납장으로 나누기: 벽을 세우는 대신 키 낮은 수납장이나 오픈 선반으로 공간을 나누면 햇빛과 바람을 막지 않고도 구역을 만들 수 있다.
  • 물려받은 물건 하나를 중심에: 부모님 댁의 오래된 가구나 소품을 하나 골라 거실이나 현관에 포인트로 두면 새로 꾸민 집에도 이야기가 생긴다.
  • 예전 집의 좋았던 점 적어 보기: 전에 살던 집에서 마음에 들었던 창가 자리나 마루 느낌 같은 요소를 목록으로 정리해 리모델링 우선순위에 반영한다.
  • 전통과 현대의 비율 정하기: 전통적인 요소는 한두 곳에만 모으고 나머지는 단순한 마감으로 정리해야 작은 집이 어수선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