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에 나온 세 나라의 건축·디자인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된 질문이 하나 보인다. 새 집을 짓기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집 안을 채우는 생활과 문화는 어떻게 꾸려 갈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영국의 주택 공급 논쟁, 미국 오클랜드의 저렴주택 사례, 일본 교토의 아트북 행사를 차례로 살펴본다.
영국: 사업성이 맞지 않아 멈춘 주택 건설
영국 건축 전문지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업계 주요 인사들은 2026년 10월 28일 발표된 예산안이 주택 건설을 짓누르는 사업성(viability) 위기를 풀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사 제목에 인용된 표현대로라면 영국은 지금 '사업성 악순환(viability doom loop)'에 갇혀 있다. 짓고 싶어도 비용과 수익 구조가 맞지 않아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거와 생활 지원을 한 건물에
ArchDaily 中国에 따르면, David Baker Architects가 설계한 오클랜드의 Coliseum Place는 6층 건물에 경제적으로 부담 가능한 주택 59가구를 담았다. 입주 대상은 저소득 가구와 노숙을 겪었던 가구이며, 오클랜드 주택청의 지원을 받는 가구도 포함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집만 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정된 건물 안에서 주거와 돌봄 기능을 함께 묶은 방식이다.
일본: 책과 디자인을 위한 새 무대
일본 디자인 정보 사이트 JDN에 따르면, 'KYOTO ART BOOK FAIR'가 2027년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교토시 교세라 미술관에서 처음 열린다. 2009년부터 'TOKYO ART BOOK FAIR'를 열어 온 주최 측이 준비하는 행사로, 도쿄에서 쌓아 온 아트북 문화가 교토로 넓어지는 셈이다. 주택 문제와 직접 맞닿은 소식은 아니지만, 책과 인쇄물이 공간을 채우고 사는 사람의 취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인테리어와도 이어진다.
세 소식이 함께 말하는 것
영국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조건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사례는 건물 하나에 주거와 서비스를 겹쳐 쓰임새를 키웠고, 일본은 공간을 채우는 문화 콘텐츠의 무대를 넓히고 있다. 세 흐름을 겹쳐 보면 '얼마나 넓은가'보다 '어떻게 쓰는가'에 무게가 실린다. 새 집을 구하기 어려울수록 지금 사는 집을 알차게 쓰는 감각이 더 중요해진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한 공간에 여러 기능: 거실 한쪽을 독서·업무·수납을 겸하는 구역으로 정해 두면 방을 늘리지 않고도 쓰임을 넓힐 수 있다.
- 공용 공간까지 생활권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나 동네 도서관 같은 공공 공간을 생활 동선에 넣으면 모든 기능을 집 안에 갖춰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든다.
- 책을 인테리어 요소로: 표지가 보이게 세워 두는 얕은 벽 선반을 달면 좋아하는 책과 도록이 그대로 벽 장식이 된다.
- 공사 전에 비용과 효과부터: 리모델링 범위를 정하기 전에 예산 대비 효과를 따져 꼭 필요한 공사부터 우선순위를 매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