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여러 나라의 주거·건축 소식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새 땅에 새 건물을 짓는 이야기보다 이미 있는 공간을 어떻게 다시 읽고 나눠 쓰느냐가 더 눈에 띈다는 점이다. 공장, 대저택, 노후 주거지, 오래된 임대용 건물까지 대상은 저마다 다르지만 고민하는 방향은 비슷하다.

방글라데시: 공장에 중정과 녹지를 들이다

인도 일간지 The Hindu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랑푸르의 그린 필드 팩토리가 RIBA 국제상 2026과 관련해 큰 호평을 받았다. 이 건물은 전통적인 중정과 녹지, 여럿이 함께 쓰는 공용 공간을 산업 건축에 끌어들였다. 그 결과 일하는 사람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더 포용적인 일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기사에서는 심사위원단과 건축가들의 견해도 함께 다뤘다. 효율이 먼저인 공장에서도 마당과 초록, 함께 쓰는 자리가 공간의 질을 바꾼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다.

인도네시아: 큰 집이 촬영 공간이 되다

현지 매체 detikProperti에 따르면, 원로 배우 헤르딘 히다얏의 집은 면적이 3,000㎡에 이르고 침실이 20개다. 집안일을 돕는 가사 도우미도 15~20명에 달한다. 이 집은 영화와 TV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대여된다. 사는 집이 다른 용도로도 쓰이는 셈이다. 규모는 극단적이지만, 한 공간에 여러 쓰임을 겹쳐 두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 정비사업, 착공 단계가 관건

하우징헤럴드에 따르면 수도권과 대도시는 교통·교육·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주택 수요가 몰린다. 반면 새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 매체는 정비사업이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기존 생활권과 기반시설을 살려 도심 공급을 늘리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다만 사업이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병목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옛 임대용 건물의 새 주인

러시아 매체 РИА Недвижимость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피리도노프 임대주택'이 매각됐다.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지은 옛 도시형 공동주택이다. 오래된 건물이 거래를 거쳐 새로운 쓰임을 찾는 흐름을 보여 준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작은 중정 만들기: 베란다나 발코니 한쪽에 화분과 의자를 두면, 실내에서도 마당처럼 숨 돌릴 자리가 생긴다.
  • 공용 공간에 힘주기: 각자의 방보다 거실이나 식탁처럼 가족이 함께 쓰는 자리를 넉넉하게 계획하면 집 전체의 쓰임이 좋아진다.
  • 한 공간, 여러 용도: 접이식 테이블이나 바퀴 달린 수납장을 쓰면 방 하나를 서재, 손님방, 작업실로 번갈아 쓸 수 있다.
  • 정비사업 대기 단지라면 가볍게: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라면 철거형 공사보다 조명, 커튼, 이동식 가구처럼 옮겨 갈 수 있는 개선에 먼저 투자하는 편이 낫다.
  • 기존 구조 살리기: 벽을 다 허물기 전에 지금 있는 창과 동선을 살리는 배치부터 시도해 보면 비용과 폐기물을 함께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