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 인테리어 소식을 함께 놓고 보면 두 가지 흐름이 겹친다. 하나는 남의 시선보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생활에 공간을 맞추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 환경과 지역 재료에서 집의 분위기를 찾는 흐름이다. 동남아와 지중해라는 서로 다른 지역의 소식이지만, 둘 다 겉모양보다 실제로 살기에 어떤 집인지를 묻는다는 점은 같다.
인도네시아: 보기 좋은 집보다 살기 편한 집
인도네시아 매체 detikProperti에 따르면, 현지 인테리어 업체 Romeesa Design의 최고경영자는 2030년을 바라보는 인테리어 방향을 '개인화'로 정리했다. 요즘 실내 디자인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생활 방식을 드러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관심의 중심도 옮겨 가고 있다. 사진에 잘 나오는 시각적 아름다움보다 공간이 얼마나 쓸모 있고 편안한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설명이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가족 구성, 일하는 방식, 쉬는 습관에 맞춰 공간을 짜는 일이 디자인의 출발점이 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지중해 빌라: 바람과 햇빛이 다듬은 듯한 집
미국 매체 Architectural Digest는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조개껍데기 모양의 빌라를 소개했다. 이 바닷가 주택은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지어졌다. 바람과 햇볕에 오랜 시간 조금씩 깎여 나간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 설계의 목표였다고 한다.
반듯하고 매끈한 마감 대신 곡선과 거친 질감을 고르고, 멀리서 들여온 자재 대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재료를 쓴 셈이다. 그 결과 건물이 주변 풍경에서 튀지 않고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녹아든다.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
두 사례는 규모도, 지역도 다르다. 인도네시아 쪽은 생활 기능과 개인의 취향을, 지중해 빌라는 재료와 장소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둘 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집'에서 벗어나 '이 사람, 이 장소에 맞는 집'을 찾으려 한다. 유행을 따라가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맥락에서 출발하는 인테리어다.
스타일을 먼저 고르기보다, 내 생활과 우리 집 환경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동선부터 기록하기: 시공 전에 일주일쯤 식구들이 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적어 보면, 수납과 가구 배치에서 실제로 필요한 것이 보인다.
- 방 이름보다 쓰임새로 나누기: '작은방'을 업무, 취미, 운동처럼 실제로 쓰는 용도에 맞춰 꾸미면 개인화된 공간이 된다.
- 질감 있는 마감 한 곳 넣기: 아파트의 매끈한 벽 가운데 한 면만 석회·흙 느낌의 도장이나 거친 질감 마감으로 바꿔도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 곡선 요소 더하기: 둥근 모서리 테이블, 아치형 거울, 곡선 조명처럼 작은 곡선 요소만으로도 각진 공간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 햇빛을 살리는 배치: 창가를 큰 가구로 막지 말고 밝은 톤의 자연 소재를 두면 빛이 실내 깊숙이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