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과 우드 톤이 오랫동안 주거 인테리어의 안전한 선택이었다면, 최근 해외 매체에서는 색을 과감하게 쓰는 집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영국 인테리어 매체 Livingetc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아파트는 강렬한 색을 여러 가지 쓰면서 집주인의 취향이 깊게 묻어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합리주의 시대 건물에 입힌 색의 스펙트럼
Livingetc는 이 집이 합리주의(Rationalist) 시대에 지어진 밀라노 아파트라고 소개했다. 합리주의 건축은 장식을 줄이고 기하학적인 질서를 앞세운 흐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절제된 뼈대 위에 대담한 색을 폭넓게 더해 매우 개인적인 집을 만든 것이 이 사례의 요점이다.
매체가 붙인 제목도 이 집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문을 열 때마다 색이 예상 밖으로 바뀐다는 뜻의 표현인데, 집 전체를 한 가지 색으로 맞추지 않고 공간마다 다른 색을 써서 방을 옮겨 다니는 경험 자체를 연출했다는 이야기로 읽힌다.
영리한 색 조합과 차가운 금속
Livingetc는 이 집의 특징으로 영리한 색 조합, 차가운 느낌의 금속, 그리고 풍부한 개성을 꼽았다. 따뜻하고 강한 색만 늘어놓으면 공간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은빛처럼 서늘한 금속을 섞으면 색의 온도가 균형을 찾고, 공간에 현대적인 긴장감이 생긴다.
색을 보는 눈, 일본에서 온 또 다른 힌트
색에 대한 관심은 주거 공간 밖에서도 이어진다. 일본 Casa BRUTUS에 따르면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명소 에도 백경을 오마주한 연작을 주말마다 연재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최근 회차에서는 물 위에 비친 단풍이 선명한 풍경을 다뤘다. 이 연재는 일본 미술이 서양 화가들에게 준 충격을 다시 읽는 데 초점을 둔다. 계절의 색을 한 화면에 강렬하게 담는 일본 전통 회화의 감각은, 공간을 하나의 장면처럼 색으로 구성하려는 오늘날 인테리어와도 닮은 점이 있다.
두 사례를 함께 보면 흐름이 드러난다. 유럽에서는 오래된 건축의 절제된 틀 안에서 색으로 개성을 드러내고, 일본에서는 전통 이미지 속 색채를 현대 작가가 새로 해석한다. 공통점은 색을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도구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방마다 다른 색 정하기: 거실은 차분하게 두고 서재·드레스룸·현관처럼 문으로 나뉜 작은 공간에 강한 색을 쓰면 실패 부담이 적다.
- 문 안쪽과 문틀 활용: 문을 열었을 때만 보이는 안쪽 면이나 문틀에 포인트 색을 칠하면 전셋집에서도 비교적 가볍게 시도할 수 있다.
- 금속으로 온도 맞추기: 강한 색 옆에 은색 계열의 손잡이, 조명, 선반 브래킷을 두면 무거운 느낌이 덜어진다.
- 기존 구조는 그대로: 몰딩, 창호처럼 아파트에 원래 있던 요소는 살리고 색만 바꾸면 공사 범위를 줄일 수 있다.
- 샘플로 먼저 확인: 같은 색도 채광에 따라 달라 보이므로 넓게 칠하기 전에 작은 면적에 발라 낮과 밤에 모두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