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을 짓는 일보다 이미 있는 장소를 어떻게 다시 읽을지가 요즘 건축계의 큰 질문이 되고 있다. 이번 주 브라질, 중국, 한국에서 나온 소식 세 건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에 답한다. 브라질은 기억으로, 중국은 골목 재생으로, 한국은 데이터로 접근했다.

브라질: 재난의 자리에 세운 기억의 공간

ArchDaily 中国에 따르면, 건축사무소 Gustavo Penna Arquitetos Associados(GPAA)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브루마지뉴에 추모관 ‘Memorial Brumadinho’를 설계했다. 코헤구 두 페이장(Córrego do Feijão) 광산 댐 붕괴 사고로 숨진 272명을 기리는 시설이다.

눈여겨볼 점은 추모관이 들어선 과정이다. 시설은 사고가 난 바로 그 자리에 세워졌다. 계획은 유가족들이 함께 요청하면서 시작됐고, 설계도 건축가와 유가족이 같이 만들었다. 애도하고, 역사를 보존하고, 성찰하고 배우는 곳이 되어 잊히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건축이 한 장소의 기억을 붙잡아 두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중국: 도자기 도시의 골목을 문화 공동체로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WEI+ Design은 중국 징더전 타오양리(陶阳里) 역사지구 한가운데에서 ‘줘줘 커뮤니티(Zhuozhuo Community)’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존 건물과 주거 구조물, 전통 골목을 하나로 엮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복합 문화 공동체로 바꾼 작업이다.

타오양리는 약 600년 역사를 가진 상업 거리 중산북로와 황실 가마 유적지 사이에 있다. 이곳에는 징더전 도자기 유산이 켜켜이 쌓인 도시 조직이 남아 있다. 옛 작업장과 주택, 동업조합 건물, 좁은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의 바탕이다. 허물고 새로 짓는 대신 이미 있는 것들을 연결하고 쓰임을 바꿨다.

한국: 730만 동을 한 화면에

건축사신문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전국 약 730만 동의 건축물 정보를 모은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넷(DataNet)’을 구축했다. 웹 시각화 시스템 ‘딥뷰(DeepView)’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연구원은 10월 15일, 건물 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건물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통합하고 시각 정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넷은 건축물대장을 기준으로 데이터 17종을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건물 에너지 사용량, 업종 인허가, 공간정보, 기상, 상권·상가, 공동주택, 교육·의료·문화시설 정보 등이다. 현재 13종의 연계를 마쳤다.

세 나라의 공통점

세 사례는 규모도 목적도 다르다. 그래도 모두 ‘이미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같다. 브라질은 장소에 남은 기억을, 중국은 오래된 골목의 구조를, 한국은 기존 건물의 기록과 에너지 사용 정보를 바탕으로 삼았다. 새것을 더하기 전에 지금 있는 것을 먼저 제대로 파악하는 태도다. 이는 집 한 채를 고치는 셀프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통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공사 전에 우리 집 기록부터 확인하기: 건축물대장으로 준공 연도, 구조, 면적을 먼저 살피면 철거나 확장을 할 수 있는 범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점으로 남기기: 리모델링 전 몇 달 치 관리비와 전기·가스 사용량을 모아 두면 단열이나 창호 교체 후 효과를 비교할 수 있다.
  • 남길 것과 바꿀 것을 나누기: 오래된 문틀, 원목 마루, 타일 같은 요소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살려서 집의 시간을 보여 주는 포인트로 쓸 수 있다.
  • 가족의 기억을 설계에 넣기: 추모관을 유가족과 함께 만든 것처럼, 공간을 고칠 때 가족이 아끼는 물건과 습관을 먼저 묻고 수납이나 동선에 반영한다.
  • 공사 전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철거 전에 구석구석 찍어 두면 배관과 배선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집의 이력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