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인테리어·디자인 매체 identity에 따르면, 이 매체는 2026년 11월호를 디자인 특집호(The Design Issue)로 꾸렸다. 편집장 서문은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빚어내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맞췄다. 서문이 조명한 대상은 디자이너와 건축가, 그 밖의 여러 창작자다. 특집에 실린 세부 기사나 소개된 프로젝트는 공개된 요약에 담기지 않았다. 그래도 서문의 메시지만으로 지금 디자인 업계가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방은 기능 그 이상이다

identity의 서문이 강조한 핵심은 단순하다. 좋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은 방을 그저 방으로, 건물을 그저 구조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적과 동선, 수납 같은 기능은 출발점일 뿐이다. 이 관점에서는 그 위에 사는 사람의 취향과 생활 방식이 더해져야 공간이 완성된다.

물건은 정체성을 드러낸다

서문은 우리가 곁에 두기로 고른 물건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 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도 짚었다. 가구 하나, 조명 하나를 고르는 일이 단순한 구매를 넘어 자기 표현이 된다는 이야기다. 매체 이름인 identity가 정체성을 뜻한다는 점도 이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한국 독자가 눈여겨볼 지점

한국 아파트는 평면 구성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같은 단지 안에서 집마다 개성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구조를 바꾸지 않고 손댈 수 있는 가구·조명·소품 선택이 오히려 집의 성격을 크게 좌우한다. 이번 서문은 큰 공사보다 무엇을 곁에 둘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라는 제안으로 읽힌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공간의 쓰임부터 정하기: 거실과 작은방마다 실제로 무엇을 하는 곳인지 한 문장으로 적어 보면 필요한 가구와 불필요한 물건이 나뉜다.
  • 사연 있는 물건 남기기: 오래 써 온 가구나 여행 기념품처럼 의미 있는 물건은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두고, 의미 없는 장식은 줄인다.
  • 바꾸기 쉬운 요소로 개성 내기: 전월세 집이라면 조명, 커튼과 쿠션 같은 패브릭, 러그, 액자처럼 원상복구 부담이 적은 요소로 분위기를 바꾼다.
  • 한꺼번에 채우지 않기: 취향은 살면서 조금씩 분명해진다. 기본 가구만 먼저 두고 시간을 들여 하나씩 더하면 실패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