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가 내는 건축사신문 10월 30일 자에 「건축법」 손질을 요구하는 글 두 편이 함께 실렸다. 하나는 법 체계 전체를 다시 세우자는 특별칼럼이고, 다른 하나는 설계·시공·감리 주체의 업무 범위와 책임을 더 명확히 나누자는 특별기고다. 두 글은 결국 '건축물 안전과 품질을 법이 제대로 담보하고 있는가'라는 같은 질문으로 모인다.
부분개정이 쌓여 복잡해진 법
건축사신문에 따르면 「건축법」은 1962년 제정 뒤 60여 년 동안 건축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맞춰 여러 차례 고쳐졌고, 그 과정에서 건축물의 안전·품질과 국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문제는 개정 방식이다. 그때그때 현안이 생길 때마다 규정을 덧붙이고 예외를 새로 만드는 부분개정이 되풀이되면서 법 자체가 점점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칼럼은 건축 관련 법률이 늘고 새 제도가 도입되면서 건축행위 하나에 걸리는 법률과 기준도 크게 많아졌다고 짚었다. 그래서 개별 조문을 정리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여러 법률이 한 건축행위를 함께 규율할 때 일관된 원칙과 질서가 지켜지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목 그대로 전부개정을 통해 「건축법」이 건축 법제의 중심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시공 책임과 감리 책임, 경계가 흐리다
함께 실린 기고는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려면 설계·시공·감리가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하고 그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고에 따르면 현행법은 각 주체의 의무는 두고 있지만, 업무의 구체적 범위와 책임의 한계까지는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다. 법은 제23조에서 설계자의 의무를, 제24조에서 시공자의 의무를 정하고 있다.
기고는 특히 시공자의 직접 시공책임과 감리자의 확인·감독책임이 뚜렷하게 나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 탓에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가 나면 누가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두고 다툼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왜 중요한가
두 글은 정부 발표가 아니라 건축사 단체 매체에 실린 전문가 의견이다. 그래도 법이 복잡하고 책임 경계가 흐리면 결국 사고가 났을 때 피해를 보는 쪽은 건물을 쓰는 사람이다. 앞으로 전부개정 논의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공사 현장에서 역할을 나누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리모델링을 맡길 때는 설계, 시공, 현장 확인을 각각 누가 맡는지 계약서에 적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따지기 쉽다.
- 내력벽 철거, 발코니 확장, 구조 변경처럼 법적 절차가 필요한 공사는 시작 전에 관리사무소와 관할 지자체에 허가·신고 대상인지 먼저 확인한다.
- 공정마다 사진과 작업 기록을 남겨 두면 하자가 생겼을 때 원인과 책임 주체를 가리는 근거가 된다.
- 셀프 시공은 마감재 교체처럼 구조와 상관없는 범위로 한정하고, 전기·가스·구조 관련 작업은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맡긴다.






